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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맞아서 치아 부러졌는데…감독은 "넘어져서"

<앵커>

수구 국가대표팀의 훈련 기간 숙소에서 선수들의 음주 폭력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치아가 부러진 선수도 있는데 감독은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 한 게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정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수구 대표팀이 촌외 훈련 중이던 지난달 20일 새벽.

숙소에서 술을 마시던 동갑내기 두 선수의 언쟁은 폭력으로 번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A 선수는 B 선수가 휘두른 탁자에 맞아 치아 2개가 부러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수구 국가대표 폭행피해자

[A 선수/수구 국가대표 : 테이블을 저한테 휘둘렀고, 무방비로 맞았거든요. 이가 부러진 걸 느끼고 입을 방어하려고 막고 있었는데, 올라타서 얼굴을 수십 차례 때렸고, 목을 2~3분간 졸랐어요.]

전치 6개월 진단을 받은 A 선수는 경위서를 작성해 감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B 선수가 쌍방폭행을 주장하는 가운데 B 선수와 같은 실업팀 소속인 대표팀 감독은 경위서 수정을 요구하며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A 선수/수구 국가대표 : '넘어져서 이빨(치아)이 나갔다라고도 쓸 수 있냐'고도 했고요. '이게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국가대표도 할 수 없다'는 그런 얘기를 해 가지고.]

감독은 선수들의 미래를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수구 국가대표팀 감독 : 사소한 것으로  조금 폭행이 일어났어요. 공정위 가도 두 선수에게 다 피해가 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표현을) 순화하자고 한 겁니다.]

수영연맹이 경위 파악에 나섰지만, 당시 충격으로 심리 치료를 받는 A 선수는 사실상 운동을 접었습니다.

[A 선수/수구 국가대표 : 은폐를 하지 않고, 빨리 보고를 했으면 피해자인 저도 괜찮아지고 가해자인 선수도 빨리 용서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고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선수단 내 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내부 폭력을 덮으려는 무모한 시도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설치환, 영상편집 : 우기정, 영상제공 : 비주얼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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