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영상] "화려하고 빛나는 서울대 이면…지하에선 노동자가 죽어 나갔다"

지난달 26일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 A 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유족과 노동조합 측이 학교 측의 '갑질'을 사망 원인으로 제기했습니다.

어제(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A 씨 유족 등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오세정 총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습니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 자리에서 A 씨를 비롯한 동료 청소노동자들이 평소 학교 측의 부당한 관리 방식과 고강도 노동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 측은 "고인이 일하셨던 동은 굉장히 노후화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고, 아무리 청소를 해도 깨끗하게 청소한 티가 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기숙사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늘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지만, 학교 측에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인이 사망했던 그 주에는 새로운 팀장이 오면서 청소 상태를 검열하기도 했다"며 "높은 사람들이 서너 명씩 몰려다니며 자신의 청소 상태를 검사하는 것 자체에서 부담과 압박이 극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의 동료들은 "예고 없는 필기시험을 치르기도 했다"며 "관악학생생활관을 한자와 영어로 쓰라거나 건물이 몇 년도에 지어졌는지, 건물 내 학생 수가 몇 명인지 (등에 답해야 했다)", "동료 한 분은 점수가 공개돼 동료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노조 측은 학교 측이 청소노동자들의 식사 시간을 감시·통제하거나 회의 참석 시 드레스 코드를 맞추게 한 정황도 제시했습니다. 

증거 메신저에 따르면 학교 측은 회의에 참석하는 남성의 경우 '정장 또는 남방에 멋진 구두를 신고 가장 멋진 모습으로', 여성의 경우 '회의 자리에 맞게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등 근무복과는 대조되는 차림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A 씨의 남편은 "(지난 2019년 아내가 서울대학교에 취업했을 때) 이제는 걱정 없이 월세를 내고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너무도 기뻤고 행복했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아내를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지만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근로를 이어가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저 뒷모습이 가족들에게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노사가 협력해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대우받는 직장이 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학교 측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구성 : 김휘란, 영상취재 : VJ노재민, 편집 : 차희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