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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딜레마 빠진 국내 모바일 업계…LG '혼돈' 삼성 '긴장'

애플 딜레마 빠진 국내 모바일 업계…LG '혼돈' 삼성 '긴장'
'애플을 팔자니 여론이 부담스럽고, 안 팔자니 아쉽고'(LG전자), '그냥 보려니 걱정스럽고 문제 삼자니 긁어 부스럼 될 것 같고'(삼성전자)

애플이 LG전자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계획이 국내 모바일 업계를 혼돈 속으로 빠뜨리고 있습니다.

애초 애플과 협력으로 모바일 사업 철수의 공백을 메우려던 LG전자는 중소 유통업자와 여론의 반발에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고, 애써 외면 중인 삼성전자는 행여 이번 일이 국내 시장의 주도권 약화로 이어질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8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가전 매장인 베스트샵에서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계획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최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반발하는 데다 해외업체와 함께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모양새로 비치면서 LG전자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최근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열린 대책 회의에서는 정부가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 정책 기조를 강조하는 와중에 대기업 유통점이 코로나19로 형편이 어려운 영세 유통점의 생존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스트샵도 애플 판매를 위한 직원 교육을 보류하는 등 애플 판매가 기존 인력과 유통망을 활용하는 효과를 내는 대신 오히려 역풍을 부를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애플 특유의 '고자세'가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전국 400여 개 베스트샵 전체에서 판매를 추진했으나 애플은 200여 개 매장으로 대상을 좁힐 것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애플이 LG전자를 위해 추가 물량을 공급하는 데 난색을 보였거나, 일부 베스트샵 매장이 애플의 요구 기준에 미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애플의 협력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나 반응이 없지만 내심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일단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특성이나 애플 iOS 운영체제로의 변경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애플로 갈아탈 사용자는 많지 않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입니다.

지난달 갤럽 조사 결과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 중 향후 아이폰 구매 의향이 있다는 사용자는 전체의 2%에 불과했습니다.

다만 LG전자가 가진 400여 개 유통망에다 가전제품과 모바일 제품의 시너지가 발생할 경우 의외의 파급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우려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로 인한 손실은 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미칠 수 있습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삼성이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한 '안방' 시장에서마저 애플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더욱 뼈아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이동통신 3사와 이번 문제에 대해 논의 자리를 가졌고, 구체적으로 사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사안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거나 대외적으로 이슈화할 경우 되레 애플과 LG전자만 돕는 결과가 될까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사 움직임에 대한 언급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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