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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건축가가 만든 가구…수도원 엄숙함 담았다

[FunFun 문화현장]

<앵커>

집을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가구를 디자인하면 어떨까요, 건축가 승효상의 가구들은 무늬나 장식 없이 소재 자체의 간결함으로 수도원의 엄숙함을 드러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결구(結構)와 수직(手織)의 풍경 / 18일까지 / 서울옥션 강남센터]

소재 자체로 화려함을 거부하는 원목들이 면과 면의 짜임을 만들어냅니다.

2.7미터 너비의 장의자는 원목의 절단면 말고는 아무런 무늬나 장식이 없습니다.

수도사의 의자 역시 직선 형태의 네 모퉁이 기둥만이 좌대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수도원장의 의자는 아래쪽이 넓게 펼쳐지는 모양으로 주교복을 형상화하며 간소하면서도 고결한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원목 판들은 못이나 피스를 사용하지 않은 채 모두 짜맞춤 방식으로 연결됩니다.

참나무와 월넛, 티크 등 나무 소재는 수도원의 조용한 세월 속에 깊이를 더해가게 됩니다.

[윤가람/서울옥션 전시마케팅팀 : 굉장히 장식성과 이런 것들을 멀리하셨고, 굉장히 딱 기본이 되는 라인과 그리고 비례, 그런 것들만 가지고 절제감 있게 이번 작품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이사이 늘어선 조각보가 그나마 수도원 가구들 틈의 유일한 장식입니다.

자투리 천들을 이어 붙이는 대신, 염색에서 직조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조각과 무늬를 구성해냅니다.

절제된 간결함이 묻어나는 가구들과 치열한 직조 과정이 배어 있는 조각보가 어우러지며 수도원의 침묵이 공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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