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납세자에게서 현금이 아닌 부동산 등으로 세금을 받는 걸 '물납'이라고 합니다. 자산관리공사가 위탁관리하는데, 이를 처분하지 않고 계속 임대만 주는 경우가 많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강청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가 2007년 세금 대신 물납 받은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4년째 이 아파트 한 세대를 계속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올라 지금은 현재 가치가 33억 원이 넘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보증금 없이 월 350만 원 정도에 계속 임대 중입니다.
시세의 70%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 목소리입니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사 : (실거래가가) 60억이 넘어요. (임대료 월 350만 원은) 굉장히 싼 거지. 보증금 5억이면 400만(원 정도니까) 500(만 원) 이상은 봐야지.]
공시가격이 12억 원인 서울 마포의 한 신축아파트.
역시 자산관리공사, 캠코가 보증금 없이 월 250만 원에 임대하고 있습니다.
[마포 공인중개사 : 싼 거예요. 350은 받아야 되는데.]
공시가 30억 원에 달하는 마포의 다른 고급빌라, 잠실의 20억 원짜리 아파트, 이촌동 25억짜리 맨션 등 정부가 '물납'으로 받은 뒤 안 팔고 보유 중인 토지 외 건물은 266건으로 458억 원 규모입니다.
80%인 212건은 투기 과열지구 등 부동산 규제지역에 있습니다.
문제는 매각 대신 캠코에 위탁해 임대를 계속하는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개인 임대사업자에게는 집을 팔도록 유도하는 정부가 물납 건물을 안 팔고, 임대를 계속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양경숙/민주당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 : 부동산 시장이 대란을 겪고 있고 점점 격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물납 부동산을 하루속히 처분해서 부동산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고에 귀속시켜서 국민들이 쓸 수 있도록 해야죠.]
캠코는 "보유 실익이 있고, 가격이 오를 걸로 예상돼 팔지 않았다"며 "앞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