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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봉황 장식 금동관' 나왔다…함안 아라가야고분서 확인

국내 첫 '봉황 장식 금동관' 나왔다…함안 아라가야고분서 확인
▲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봉황장식 금동관 복원도

아라가야 지배층 집단 무덤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 5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봉황장식 금동관이 나왔습니다.

함안군은 말이산 45호분에서 지난 2019년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한 유물을 보존처리한 결과 국내 최초의 봉황장식 금동관임을 확인했다고 오늘(1일) 발표했습니다.

말이산 45호분은 목곽묘(덧널무덤)입니다.

묘광(무덤 구덩이)은 길이 9.7m·잔존 너비 4m이고, 목곽은 길이 6.7m·너비 2.7m입니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집·배·사슴 모양 토기 등 독특한 형태의 토기 여러 점이 발견돼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금동관은 전체가 아닌 일부로, 길이 16.4㎝·높이 8.2㎝입니다.

함안군 관계자는 금동관 장식을 봉황으로 보는 데 대해 "아래쪽을 향한 부리, 하부에 돌출된 깃, 곡선으로 말려 올라간 꼬리 아래쪽의 깃이 특징"이라며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평북 운산 용호동 1호분의 금동판 4매에 나타난 봉황, 무령왕릉에서 출토한 환두대도(고리자루큰칼)의 봉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봉황 두 마리가 대칭 구도를 이루는 삼국시대 금공예품은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며 "말이산 45호분 금동관은 5세기 초반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무덤에서 발견돼 현재까지 알려진 가야의 관 중에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신라 금동관의 장식은 보통 사슴뿔이나 나뭇가지 모양이고, 대가야 금동관은 풀이나 꽃 형태 장식이 많다"며 "경주 서봉총에서 나온 신라 금관의 작은 장식을 일제강점기에 봉황이라고 표현했으나, 새처럼 보여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금동관은 전반적으로 길쭉한 관테 위에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관테는 평면이 아닌 곡면을 이루고 있어서 두개골 형태에 맞춰 제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신라 금관은 여러 부품을 각각 제작한 뒤 조립한 사례가 많지만, 말이산 45호분 금동관은 커다란 동판에 그림을 그린 뒤 일부를 뚫어 조각하는 투조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또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표면에 칠한 뒤 수은을 증발시키는 아말감 기법으로 앞쪽과 뒤쪽을 도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쪽에는 추가 장식을 부착할 수 있도록 두 줄로 작은 구멍을 냈습니다.

(사진=함안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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