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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번 헌혈한 유공자에 가짜 만년필 선물…무슨 일?

<앵커>

헌혈을 많이 하며 생명을 나눈 이들에게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유공증과 기념품을 주고 있는데요, 최근까지 기념품으로 지급해온 독일 만년필이 가짜 제품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이 30회 이상이면 은장, 50회 이상이면 금장을 수여하는데, 올해는 기념품으로 이 만년필이 함께 제공됐습니다.

20대 A 씨는 지난 3월 헌혈 30회를 채웠습니다.

은장과 만년필까지 받아 뿌듯했지만 바로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A 씨/헌혈 유공장 은장 수여 대상자 : 잉크 카트리지가 잘 들어가지가 않네, 뭐지? 했었고 잉크 카트리지 껴서 썼는데 필기가 안 되네 뭐지? 하면서 장식품이 됐어요.]

온라인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민원이 쏟아지자 적십자사는 만년필을 독일 제작사로 보내 문의했는데, 가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씨/헌혈 유공장 은장 수여 대상자 : 생명을 나누는 거니까 고귀하게 생각했던 건데… 헌혈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지 않나….]

어떻게 된 일일까.

적십자사는 납품업체가 제출한 세관 신고서, 품질보증서 등으로 정품 여부를 확인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품 인증서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납품 업체는 애초에 워낙 단가가 낮게 책정됐고, 국내에서는 수량을 맞추기 어려워 중국 업체를 통해 제품을 들여왔는데 자신들도 중국 업체에 속았다는 입장입니다.

[업체 관계자 : 우리는 (중국 업체가) 이걸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해서 이걸 (적십자사에) 내서 정품 확인을 한 다음에 납품을 한 거거든요.]

적십자사는 2만 5천여 개의 가짜 만년필을 구매하는 데 4억 원의 예산을 썼습니다.

적십자사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납품업체는 중국 업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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