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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은빛, 손으로 빚은 시간

[FunFun 문화현장]

<앵커>

흙을 구워 만든 도자에 은빛의 안료가 얹혔습니다. 손으로 빚고 굽기를 반복하며, 따뜻한 숨결을 담아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은빛, 손으로 빚은 시간 / 7월 17일까지 / 비트리 갤러리]

잔잔하고 기품 있게 빛을 발하고 있는 도자 식기들.

흙으로 빚어져, 온통 은빛 외관으로 치장했습니다.

은칠 아래 기본 바탕은 우윳빛 유약입니다.

흰 흙으로 빚어 유약을 발라 구운 뒤 은으로 덧칠하고 다시 굽기를 반복한 것입니다.

은칠로 테두리만을 두르기도 하면서, 흰 유약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룹니다.

다과를 올려놓던 우리 전통 소반과 과일이나 샐러드가 제격인 서양식 보울도 모두 은색으로 빛납니다.

겉에 칠해진 은빛은 작가가 추구하는 색감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세월의 때가 묻으면서 색이 변해가기 때문입니다.

[이혜미/작가 : 은은 황화 현상이라는 과정을 거치거든요. 시간이 주는 과정의 그냥 산물인 거예요. 정말 시간에 따라서 천천히, 천천히 바뀌는 과정이기 때문에.]

은빛 그릇들 모두 그 모양은 반듯하지 않습니다.

날렵하면서도 무심한 듯한 투박함이 묻어납니다.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빚은 비정형의 결과물입니다.

[이혜미/작가 : 처음에 만드는 것부터 제 손자국이나 뭐 이런 과정들이 다 녹아들 수밖에 없거든요. 계속 이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 묻어나요, 흙 속에서는.]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내고, 굽는 과정도 일반 도자보다 더 많은 단계를 거치는 것입니다.

흙과 유약이 시간과 어우러지면서 따듯한 숨결을 품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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