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수척하신 김정은 동지…눈물이 저절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북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TV를 통해 본 평양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 전원회의를 마친 뒤 간부들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관람했고 조선중앙TV가 이를 녹화방송했는데 이를 본 평양 시민들의 반응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뷰 중에 특이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밀짚모자를 쓴 중년 남성의 인터뷰였는데, 이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 사람들이 제일 가슴 아파한 것은, 나부터도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보이실 때 우리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고…모든 사람들이 다 말합니다.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고."
김정은 수척해졌다고 인터뷰한 북한 주민

김정은, 한 달 가까이 잠적 뒤 살 빠져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달 초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거의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보이지 않다 등장한 뒤 살이 빠져 보인다는 얘기는 여러 곳에서 지적됐습니다. 아래 화면에서 왼쪽은 올해 2월 노동당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당시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지난 4일 정치국 회의 당시 모습인데 예전에 비해 살이 빠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안정식 취파

하지만, 이는 외부세계에서 관찰한 의견일 뿐 북한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습니다. 최고지도자의 건강 문제를 감히 거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북한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언급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볼 수 있었습니다.

북, 공식 매체 인터뷰 통해 김정은에 '수척' 언급

그런데, 북한이 TV 매체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김 총비서의 건강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김 총비서의 체중이 줄었다는 것을 '수척'이라는 단어를 써서 공식화한 것입니다.

북한 내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최고지도자의 건강 문제를 인터뷰 형식으로 공식화했다는 것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TV를 통해 김 총비서의 모습을 지켜본 북한 주민들 사이에 김 총비서의 살이 빠졌다는 소문들이 퍼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북한 당국이 차라리 공식화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살 빠진 김정은, '애민' 이미지 활용

북한마저도 김 총비서의 체중이 줄었음을 인정한 만큼, 관심은 '다소 아파서 살이 빠진 것이냐' '의도적으로 다이어트를 한 것이냐'에 쏠립니다. 물론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한 달 잠적 이후 나타난 김 총비서의 모습이 걸음걸이에서나 담배를 피우는 행동에서나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잠적 한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든 지금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살이 빠진 이유가 무엇이든 북한은 김 총비서의 체중 감소를 '애민'의 이미지로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업무에 노심초사하다 보니 수척할 정도로 살이 빠졌고, 이를 본 인민들이 눈물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가슴 아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하는 선전 방향인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