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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느껴본 기분"…패러글라이딩 탄 척수장애인 '엄지척'

척수장애인포항지회 17명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 도움받아 활공

"처음 느껴본 기분"…패러글라이딩 탄 척수장애인 '엄지척'
"기분 좋았습니다. 정말 대만족입니다. 너무 시간이 금방 가서 또 타고 싶을 정도입니다."

25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만난 정원만(66)씨는 패러글라이딩을 탄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정씨의 비행은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가 한국척수장애인 포항지회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공지웅(42) 척수장애인 포항지회장은 장애인도 특수 휠체어 장비를 이용하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서 2019년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적절한 비용을 부담할 테니 회원들을 태워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는 이런 경험이 없어 난색을 나타냈다.

거듭된 요청에 비행 체험을 맡기로 했지만 계절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계획이 미뤄졌다.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마침내 고른 날이 25일.

해무가 좀 끼기는 했지만 적절한 바람이 불어 패러글라이딩을 타기엔 아주 좋은 날씨였다.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는 장애인이 탈 수 있는 특수 휠체어를 구했고 활강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물색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곤륜산 활공장 정상에서 준비했지만 막상 활공은 쉽지 않았다.

장애인을 활공장으로 이동시켜 특수 휠체어로 옮긴 뒤 활공 준비를 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첫 번째 도전은 휠체어 장비 이상으로 출발 도중 중단해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 활공과 세 번째 활공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처음 탄 패러글라이딩에 척수장애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일반적으로 패러글라이딩은 평평한 잔디밭이나 모래밭에 착륙하지만 장애인이 특수 휠체어를 탄 점을 고려해 곤륜산 아래 칠포해수욕장 주차장에 착륙했다.

포항패러글라이딩협회는 1인당 13만원인 체험비를 받지 않고 무료로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최상혁 협회장은 "장애인들이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활공 체험에는 척수장애인 17명과 봉사자 10여 명이 참여했다.

봉사자 중에는 포항대 사랑봉사단도 참가해 장애인 이동과 휠체어 준비를 도왔다.

한 장애인은 "패러글라이딩을 타 볼 생각을 안 했는데 이런 기회가 와서 신청했다"며 "막상 타보니 처음 느껴본 기분이었고 경치도 좋았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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