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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도쿄올림픽 한 달 앞…문 대통령 참석은 '안갯속'

[취재파일] 도쿄올림픽 한 달 앞…문 대통령 참석은 '안갯속'

권란 기자 jiin@sbs.co.kr

작성 2021.06.28 16:28 수정 2021.06.28 16: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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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도쿄올림픽 한 달 앞…문 대통령 참석은 안갯속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가정하고 한국과 협의 중" - 6월 22일, 교도통신

"문 대통령, 아베 전 총리의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한 답방 가능" - 6월 22일, 아사히신문

"문 대통령, 도쿄올림픽 맞춰 방일 추진, 양국 조율 중" - 6월 15일, 요미우리신문

최근 일주일 사이 일본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대부분은 문 대통령의 참석을 기정 사실화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정해진 바도, 일본 정부와 협의한 바도 없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일본의 보도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의 전형적 '추측성 보도'로 판단하였다. 그러면서도 아직 개막식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마지막까지 조율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은 지난 11~13일 영국에서 열렸던 G7 정상회의 때와 닮아있다. 한일 양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였기에, 두 정상이 따로 만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끝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율 중이다. 정상회의 현장에서도 노력은 이어질 것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당시 문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의 만남은 두 차례, 짧은 인사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지만, 스가 총리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것이다. 도쿄올림픽 참석을 두고도 청와대는 G7 정상회의 때와 똑같은 답변을 하고 있지만, 전제 조건은 하나 더 붙었다. "한일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은 올 들어 일본에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3·1절 기념사에서는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 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하였다.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는 고 이수현 씨를 언급하였다.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인간애를 실현한 이수현의 희생은 언젠가 한일 양국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한 것은 임기 내 처음이었다. 이 때문에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하였다.

G7서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
한국이 일본보다 더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와 관련이 있어서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기초로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도 원하는 한일 관계 개선을 남북·북미 관계 복원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본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는 것은 사실, 미국에 우리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일본 정부이지만, 한국의 손을 선뜻 잡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 정부의 선결 조건은 '한국의 양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사 문제를 정상회담의 선결 과제로 걸어 한국의 양보를 받아야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에 대해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일단 '정상회담 거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 교수는 특히 스가 총리의 국내 정치적 입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진단을 했는데 "9월 일본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적어도 한국에 대한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보수 유권자층의 지지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만약 스가 정권이 재집권한다면 한일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조금 커질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에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아베 전 총리는 개막식 불참 의사를 고수하다 보름 전에서야 참석을 확정하였다. 청와대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일본 정부의 막판 기류 변화를 일단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결정이 되는 그날까지는 "끝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율 중"일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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