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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보호했더니"…상관 눈치 보는 '양성평등'

<앵커>

최근 육군에서 성 비위 사건 피해자 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양성평등 담당관이 낮은 인사평가를 받고 계약이 해지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상관에게 밉보였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강민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육군 모 사단에서 일한 양성평등담당관 B 씨는 지난 4월 초, 성희롱 피해 여군을 지원하다가 상관인 참모장과 의견 충돌이 생겼습니다.

[B 씨/양성평등담당관 : 구두보고 하러 갔을 때 참모장님이 그러셨어요. 그게 무슨 성희롱이냐고. 모욕이라고.]

이어 4월 말에는 성추행 사건이 터졌는데,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즉각 이뤄지지 않기에 참모장 대신 사단장에 직보해 분리를 요청했다가 참모장과 또 마찰을 빚었다고 B 담당관은 주장했습니다.

[B 씨/양성평등담당관 : 저한테 짜증을 확 내는 거예요. '내가 조치 취한다, 아직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지난달 3일, 해당 부대는 군무원 신분인 B 담당관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결정 근거는 참모장의 인사평가였다는 게 B 담당관의 말입니다.

육군은 '채용기간 연장심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계약 연장 심의를 했으며, 목표달성 평가서와 근무실적 평가위원회의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양성평등담당관에 대한 인사평가를 지휘관에 맡기는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박상혁/민주당 의원 :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내야 될 우리 양성평등기구 (양성평등담당관, 성고충전문상담관)가 인사권이라든지, 지휘를 받게 되면 피해자 측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구조죠.]

군 양성평등기구가 피해자 편에서 독립적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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