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새별 유품정리사 "고독사, 죽음 아닌 삶을 이야기하고 있어"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새별 유품정리사
--------------------------------------------
[주요 내용]

"유품정리사, 고독사·살인사건 등의 현장을 특수 청소하고 유품을 유족에 전달하는 역할"
"특수청소가 필요한 현장은 유족이 정리하기 힘들어…특수청소, 유족이 주로 의뢰"
"다양한 죽음의 현장에서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법 생각해 보게 돼"
"삶을 마감하는 순간에는 사랑을 주고받은 기억뿐이란 것 깨달아"

▷ 주영진/앵커: 영상 보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외면하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마지막 이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의 저자 김새별 유품정리사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작가님.

▶ 김새별/작가: 안녕하십니까?

▷ 주영진/앵커: 유품정리사는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 김새별/작가: 주로 고독사나 자살, 살인 사건 현장의 특수청소를 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유품을 정리해서 유족 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유품정리사입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유품정리사는 기본적으로 유족의 요청을 받아서 하기보다는 어떤 유품정리사에게 먼저 수사기관이나 이런 데서 연락이 와서 먼저 정리한 다음에 유족을 찾아서 전해 드리는 겁니까, 어떻습니까?

▶ 김새별/작가: 아니요, 그렇지는 않고요. 일반적으로 이제 수사가 종결이 되거나 그랬을 경우에 유족이 없는 경우는 집주인분들이 의뢰를 주시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는 유족 분들에게 직접 전화가 와서 현장 의뢰를 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통상적으로 가족 중에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다면 가족이 가서 그분이 살던 공간은 정리를 하고 또 저희가 오래된 전통이 있습니다만 함께 불태운다든가 이런 게 있는데 지금 김새별 작가님은 유품정리사에게 그걸 부탁하는 분들이 있다.

▶ 김새별/작가: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게 하나의 직업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김새별 유품정리사

▶ 김새별/작가: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유품 정리 같은 경우는 가족 분들이 직접 정리를 하실 수가 있지만 특수청소가 필요한 예를 들어서 이제 돌아가시고 사후 며칠 만에, 한 달 만에, 두 달 만에 발견되시는 분들이 더러 있으세요. 이러신 분들 같은 경우는 가족 분들이 직접 정리를 하시기가 힘들기 때문에 저희 같은 전문가들이 가서 청소도 하고 유품도 정리를 해 드리고 소독까지 하고 나오는 일을 하고 있죠.

▷ 주영진/앵커: 유품정리사는 지금 한 몇 분 정도 그러면 대한민국에 있습니까?

▶ 김새별/작가: 지금은 꽤 많은 분들이 이제 활동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 몇 분이신지는.

▷ 주영진/앵커: 이제는 많이들 있다.

▶ 김새별/작가: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떤 자격증이나 이런 시험을 본다거나 그런 것은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김새별/작가: 자격증이나 시험 같은 게 따로 있지는 않은데 대부분이 장례지도사로 일을 하시던 분들이 시신에 대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이 이런 일들을 하고 계십니다.

▷ 주영진/앵커: 무섭지 않으십니까?

▶ 김새별/작가: 무섭지는 않고요. 워낙 장례지도사 시절 때부터 이렇게 험한 시신을 많이 저희가 만져보고 입관을 해 드리고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까 무섭거나 그런 거는 전혀 없습니다.

▷ 주영진/앵커: 일반적인 죽음이 아니라 조금은 더 가슴 아픈 어떤 고독사 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 이런 경우는 유족이나 어떤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이 더 큰 죽음일 텐데 일하시면서 더 힘드시거나 그러시지는 않습니까?

▶ 김새별/작가: 아무래도 이제 어떤 분의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그분이 살아생전에 아끼시던 물건들이나 그리고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그리고 그분의 어떤 성향들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다 보면 많이 안타깝고 그렇죠.

▷ 주영진/앵커: 작가님이 쓰신 글이나 또 이런 걸 보면 고독사 특히 최근에는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 고독사의 현장을 정리하시면서 고독사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는데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해요.
 
김새별 유품정리사

▶ 김새별/작가: 보통 이렇게 고독사라고 하면 외롭고 혼자 사시다가 이렇게 돌아가시는 분들을 고독사라고 하는데 실제로 저희가 그 현장에 가서 일을 하다 보면 굉장히 고독하게 삶을 살아가셨던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고독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고독사가 된 게 아니냐 저는 그런 취지에서 그런 글을 쓰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얼마나 고독하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얼마나 고독하게 살았는가를 말해 준다. 그 쓸쓸한 삶이 고독사를 불러온다. 비워진 술병, 쓰레기 더미, 텅 빈 냉장고, 먼지 앉은 바닥. 때로는 명품 의류와 번쩍거리는 보석들이 증거로 남는다. 삶의 의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들이 죽은 것은 아마도 더 이상 살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작가님은 늘 현장에서 그 죽음의 현장에서 삶과 죽음 이 모두를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의문에 대해서 늘 생각을 하실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김새별/작가: 아무래도 이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그런데 일할 때보다는 오히려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어쩔 때는 이게 우리가 아등바등 이렇게 살았는데도 결과가 이렇게 돼서 혼자 이렇게 외롭게 죽어가는 게 이게 맞는 건가. 그러면 왜 내가 이렇게 고독하게 이분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안타깝죠. 오히려 가족들과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외톨이처럼 혼자 집에서 이렇게 술만 드시다가 인생을 허비하고 인생을 즐길 줄 모르고 이렇게 산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많이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이제 술을 마시지 않고 가족들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인생을 살고 있는 편인데 좀 다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토요일, 금요일 되면 불금이다 이래서 저녁에 하얗게 불태우자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데 우리가 이렇게 술 말고도 인생을 재미나게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참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취미 생활 없이 이렇게 반지하 방에서 쓸쓸하게 혼자 술을 드시면서 그렇게 사시다가 죽음을 맞으신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죠.  

▷ 주영진/앵커: 불금이라고 해서 하얗게 밤을 불태우자. 과연 그것이 더 우리의 삶에서 소중한 것인지 아니면 더 소중한 그 무엇인가 가족과 친구와 또 자기가 원하는 취미 생활. 더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오로지 술, 어떤 즐거움 이런 것 말고 말이죠.

▶ 김새별/작가: 그렇죠.

▷ 주영진/앵커: 우리 작가님 글 중에 남는 건 사랑했던 기억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남는 것은 집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남는 것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작가님이 정말 일하시면서 다가온 느낌, 감정, 어떤 생각, 깨달음 이런 걸 그대로 책으로 이렇게 옮기신 거군요? 너무 가슴에 와 닿네요. 어느 현장에서 혹시 이 생각을 하신 건가요?

▶ 김새별/작가: 이렇게 이제 가족 분들하고 떨어져서 사시면서 혼자 삶을 살아가시던 할머님 댁이 있었는데 그분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오히려 자식들을 이렇게 잘 키워서 출가는 시켰지만 굉장히 외롭게 사시는 모습들 그런 모습들에서 그런 생각이 나서 그 글을 적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남는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집도 아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그러면 우리 작가님께서 우리 시청자분들께 지금 나이가 젊은 분들은 통상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안 하잖아요. 

▶ 김새별/작가: 맞아요. 

▷ 주영진/앵커: 나는 죽지 않을 거라고 아마 생각하며 살게 되겠죠. 그런데 어느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이제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삶과 죽음. 죽음은 누구나가 다 맞이할 수밖에 없는 건데. 

▶ 김새별/작가: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러면 그 죽음을 보다 더 아름답게 또 평온하게. 이런 표현이 어떨까 싶습니다만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생각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 김새별/작가: 그럼요. 아무래도 죽음이라는 걸 다 어려워하고 나에게는 죽음이 마치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이렇게들 생각하고 사시는데 이런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은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게 오히려 그런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도 내 삶의 질서를 세우는 그런 일들을 하는 게 어떨까. 그런 생각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을 제가 또 작성을 하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정리 습관화.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서라도 하기.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기. 가족에게 병 숨기지 말기.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기, 아껴두지 말고.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아름다운 추억 많이 남기기. 오늘 작가님과의 이야기 저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말이죠. 지금 노래가 나오고 있는데 이 노래도 우리 작가님께서 직접 선곡을 해 주셨다고 하는데 어떤 노래입니까?

▶ 김새별/작가: 제 인생 노래입니다.

▷ 주영진/앵커: 인생 노래입니까? 

▶ 김새별/작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인생 노래입니다. 

▷ 주영진/앵커: '죽지 않는 영혼' 드렁큰 타이거. 이 노래 어떤 의미 때문에 좋아하십니까? 

▶ 김새별/작가: 진짜 이 가사에서 보면 이렇게 거짓 없이 자기 자신을 숨기지 않고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간다는 그런 의미가 담겨져 있거든요. 그래서 이 가사 때문에 너무 이 노래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죽지 않는 영혼' 삶과 죽음을 늘 생각하시는 김새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여러분, 살아가다가 세상을 떠나고 남는 것은 돈도 권력도 명예도 집도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우리 작가님의 그 글, 여러분도 아마 공감하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오늘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끝으로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