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꽃과 함께 기록도"…빼곡히 남긴 30년 식물 일기

<앵커>

국내 첫 민간 수목원이면서 가장 큰 규모인 태안 천리포 수목원이 오랜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귀화한 수목원 설립자 고 민병갈 원장이 남긴 소중한 자료들입니다.

이용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닷가에 울창한 숲을 이룬 천리포 수목원.

활엽수지만 1년 내내 푸른 잎을 간직한 후박나무는 이 수목원의 1호 식물입니다.

수목원 설립자인 고 민병갈 원장이 1970년 전남 완도에서 1년생 묘목을 가져와 심었습니다.

[최창호/천리포 수목원 부원장 : 50여 년 정도 됐습니다. 생육상태는 아주 건강하고요.]

1974년 미국에서 들여와 심은 씨앗은 지름 1미터, 키 40여 미터의 버들잎참나무로 자랐습니다.

민 원장은 일기처럼 식물의 성장을 30년에 걸쳐 적었습니다.

나무 종류와 일련번호는 물론 심은 장소까지 그려 넣었고 나무의 병력도 기록했습니다.

기상관측도 적었는데, 1976년 1월 수목원의 최고기온은 영상 8도, 올해 13.4도와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새로 문을 연 수목원의 식물 도서관은 민 원장이 남긴 일지와 3천400권의 서적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한국전쟁 때 부산항 풍경이 담긴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김용식/천리포 수목원장 : 수목원에 오셔서 아름다운 나무와 꽃만 보실게 아니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진귀한 책들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 천리포 수목원은 축구장 80여 개 크기인 59만 제곱미터로 목련과 호랑가시나무 등 1만 7천여 종의 식물을 보유한 국내 최초, 최대 민간 수목원입니다.

"300년 뒤를 보고 수목원 사업을 시작했다"는 유언처럼 민 원장은 필생의 기록으로 수목원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