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깊은 EYE] 급부상한 '최재형 대선 등판설'

[깊은 EYE] 급부상한 '최재형 대선 등판설'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등판설이 급부상했습니다. 이르면 이달 말 감사원장을 사퇴한 뒤 정치 참여를 선언한다는 관측이 최 원장을 잘 안다는 복수의 인사들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잠복하던 '최재형 대선 등판설'에 불을 붙인 건 지난주 금요일에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인데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선 출마 얘기가 나온다"고 묻자 최 원장은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직무를 마치자마자 선거에 나가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최 원장은 "다양한 판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없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감사원장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얘기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이미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 같다는 해석이 힘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최 원장이 법치주의가 무너진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힘을 보태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취지의 전언들이 더해지면서 최 원장의 대선 출마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야권에서는 최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반기는 기류가 강합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 원장이 경쟁하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권 교체의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많습니다. 이른바 X파일 논란이 보여주듯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지지율이 급락할 경우 최 원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야권의 대선 전략상 유리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여권의 전방위 압박에 맞서며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김오수 전 법무차관(현 검찰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거부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 원장은 고등학교 다닐 때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어서 등하교시켰다는 미담의 주인공이고, 최 원장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당시 대한해협 해전에서 무공을 세운 예비역 해군 대령입니다. 보수층이 좋아할만한 조건을 두루 갖춘 후보인 셈이죠.

윤석열/최재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가게 한 적폐 수사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층이 거북해 하는 반면, 최 원장은 이와 무관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보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있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선 다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적폐 수사 때문에 윤 전 총장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 친박과 영남권 일부 세력이 최 원장을 도드라지게 밀 경우 야권의 내부 갈등만 커지고 대선 승리의 열쇠가 될 중도 확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조국 사태 이후 1년 넘게 여권의 압박에 저항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것과 비교하면 최재형 원장은 원전 감사로 압박을 받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출마 명분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감사원장을 그만두고 대선으로 직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이냐는 비판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최 원장의 첫 번째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최재형 원장은 21일 발표된 PNR리서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4.5%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지지율 33.9%로 전체 1위를 달린 윤 전 총장에게 한참 뒤져있지만, 야권 주자로서는 2등입니다. 출발치고는 괜찮은 성적인 만큼 최 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