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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사진 뻔히 있는데도…영장 없었으니 '무죄'

피해 사진 뻔히 있는데도…영장 없었으니 '무죄'

조윤하 기자 haha@sbs.co.kr

작성 2021.06.18 20:27 수정 2021.06.18 21: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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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보신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적극적인 대처로 증거를 확보했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다른 피해자를 찍은 불법 촬영물을 확인해도 제대로 수사하거나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조윤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9년, 대법원은 지하철에서 불법 촬영한 남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당시 이 남성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학생을 찍다 적발됐는데 정작 남성의 휴대전화에서는 과거 다른 여성 승객들을 촬영한 사진이 발견됐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사진들에 대해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는데,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추가로 발견된 여성들의 사진을 별도의 압수 영장을 받지 않고 확보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겁니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물에 대해 즉각적인 압수와 수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이버 성범죄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물의 특성상 유포나 삭제를 막는 게 중요한 만큼 수사의 속도가 핵심이라고 지적합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영장의 발부, 영장의 집행, 증거의 확보, 그리고 휴대전화나 노트북 말고도 클라우드라든지 아니면 다른 곳에 유포했을 경로에 대한 추적들이 빠르게 돼야 합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불법 촬영물의 신속한 삭제가 중요한데 법원의 조치는 엄격하지 않습니다.

범죄사실 증거 외에 추가 확인된 다른 불법 촬영물에 대한 삭제 명령은 판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 범죄의 특성을 감안 해 삭제 명령이 의무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유죄판결을 하면서 삭제 명령까지 하는 재판부도 있고, 이에 대해서 별로 고려하지 않았던 재판부도 있습니다. 어떻게 실제로 영구하게 삭제하게 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삭제 명령뿐만 아니라 추가 유포 가능성은 없는지, 사후 모니터를 담당할 기관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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