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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오셨습니다"…세금으로 월급 1,400만 원

"회장님 오셨습니다"…세금으로 월급 1,400만 원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작성 2021.06.15 20:55 수정 2021.06.15 23: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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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업체 측 임금을 세금에서 주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 업체 임원이 1천만 원이 넘는 월급을 받아 갔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취재했습니다.

민간 업체가 거리 청소를 위탁받아 하는 경우, 청소 노동자의 임금은 세금으로 지급됩니다.

서울 용산구의 거리 청소는 한 청소업체가 수십 년 동안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청소 노동자의 월급은 250만 원 남짓입니다.

그런데 이 업체의 월급내역서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몇 년 동안 한 직원에게 매달 1천만 원가량이 지급됐는데, 많게는 1천400여만 원을 월급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담당 업무는 현장총괄관리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청소업체 환경미화원들은 이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업체 환경미화원 : 행사 같은 게 있을 때 보죠. 1년에 2번 정도? 그 외에는 사무실 가도 잘 못 보니까.]

이 사람은 누구일까.

업체 회의가 있는 날,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인 가운데 대표이사가 차량에서 내립니다.

용산구청에서 5급 과장으로 퇴직한 뒤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환경미화업체 대표이사
그런데 이 대표이사는 다른 사람을 회장님으로 소개합니다.

[환경미화업체 대표이사 : 여러분들을 아끼고 회사를 위하고…. 김○○ 회장님한테 감사하다는 우리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소개받은 사람도 회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밝힙니다.

[김○○ 회장 : 처음에 회사를 인수해서는…. 제가 ○○○으로 회사 이름을 지은 것이 우리가 뭔가 새롭게 변해 보자.]

회장님이 매달 1천만 원가량의 월급을 받는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환경부 규정에 따르면 청소위탁사업 예산은 환경미화원과 현장관리직 등에게만 지급하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매달 1천만 원가량의 세금을 월급으로 챙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회장은 용산구청 출신 인물을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본인을 현장을 총괄하는 정규직 직원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이를 위해 새벽 6시부터 오후 3, 4시까지 주 7일 내내 일하는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에는 이런 문제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설혜영/용산구의원(정의당) : 민간 기관에 위탁하면서 끊임없는 비리와 문제를 낳고 있는데, 이제는 환경부의 적극적인 개선조치가 필요(합니다.)]

회장은 올해 초부터 구청에서 지급받는 예산을 월급으로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용산구청은 부당하게 챙긴 임금을 환수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양두원, 영상편집: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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