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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공휴일 양극화…노동자 300만 명 "다른 나라 얘기"

<앵커>

법이 바뀌어서 쉬는 날이 더 생기더라도 맘 놓고 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는 많습니다.

쉬는 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을, '사실은'팀 박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쉬는 날은 관공서가 문을 닫는다는 의미의 '공'휴일로, 법보다 한 단계 아래인 대통령령으로 규정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공무원들이 쉬는 날이지 일반 기업들까지 꼭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전에 일반 기업들도 공휴일을 유급휴일, 그러니까 임금을 주면서 쉬게 하는 날로 보장하도록 근로기준법이 바뀌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5월 1일 근로자의날이 법정 휴일이고 일주일에 하루를, 주 휴일로 둬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여기에 설과 추석 연휴, 또 각종 기념일까지 총 15일의 공휴일이 더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소 복잡한 휴일제도를 최근 국회가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방향은, 주말이랑 겹치면 다른 날 하루 더 쉬자는 것입니다.

지금은 설과 추석 연휴, 어린이날에만 보장되어 있는 대체공휴일을 대폭 확대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날짜 대신 요일을 정해 쉬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공휴일들처럼 우리도 몇 월 몇째 주 무슨 요일처럼 휴일을 지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제도를 바꿔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차이가 생깁니다.

300인 이상의 경우 작년부터, 30인 이상은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고 5~30인 미만은 내년부터 쉴 수 있습니다.

하지만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은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해당 노동자는 약 300만 명. 여기에 가족들까지 합치면 제때 쉬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집니다.

[김강재/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 (사실상)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냥 우리와는 상관없는 거라고 하면서 지내다 보면, 상대적으로 박탈감 같은 거는 되게 느끼죠.]

그런데 국회가 귀를 더 기울여야 할 곳은 여기 이 84%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이 16%의 노동자들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영세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상당수 근로기준법 조항들이 예외로 인정되면서 공휴일 보장은커녕 연차제도도, 휴일 가산 수당도 여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공휴일 확대로 인해서 커질 수밖에 없는 사업주들의 부담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누어질 수 있을지, 정부가 무엇을 도와야 할지 함께 논의해야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정영삼, 작가 : 김효진·양보원·김정연,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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