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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끼인 남편 모습 떠올라 미칠 지경"…영원한 고통

<기자>

사고 당시 남편을 처음 발견했던 이상숙 씨.

참담했던 그날의 광경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상숙/고 전수권 씨 아내 : 눈만 감으면 그게(사고 모습) 떠올라서. 가슴에서 불같은 게 올라오고, 불안하고, 무섭고, 집에 혼자 있지를 못하겠고. 자려고 수면제 먹어도 잠들려고 눈을 감으면 그 모습이 떠올라요.]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까지 병들게 했습니다.

[이상숙/고 전수권 씨 아내 : 아우 세상에…. 사람 미칠 지경이죠. 내가 그냥 죽어야 되는데 내가 여기 왜 살아있나. 나도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어요 지금. 어떻게 해야만 이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사고를 당한 사람도, 목격자도 트라우마에 가정이 파탄나기도 합니다.

[양선희/계명대 동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가족이 뭔가 탁 떨어트렸어요. 탁하고 소리가 나겠죠. 갑자기 화를 내면서 '그런 것 하나도 잡지 못하냐'면서 막 폭력을 휘두르려고 하고. 자기도 트라우마 때문에 그런지 (모르니까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으면 산재로 인정돼 직업 트라우마센터에서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인정받기까지 오래 걸리고 과정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양선희/계명대 동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외상 스트레스 장애까지는 안 갔지만 지금은 너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사람에 대한 대책은 지금 거의 없죠. 상담 비용이 보통 한 시간 받으면 10만 원인데 이걸 누가 주느냐(가 문제죠).]

[화재현장 목격 노동자 : 죽은 팀원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비명 소리가 자꾸 들려요.]

[감전사고 노동자 : 멍하니 있게 되고, 무엇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심장이 뛰고 숨이 안 쉬어져서 죽을 거 같아요.]

[인양 중 구조물에 눌린 잠수 노동자 : 머리 감을 때 코 주변에 물이 흐르면 바닷속에서 기절했던 생각이.]

지난 2018년 "산재 심리 상담을 사업주의 의무로 규정하고 국가가 일부 비용을 지원토록" 하는 법이 발의됐지만 폐기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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