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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추행 신고, 한숨 쉬더니 '진급 물 건너갔네'"

<앵커>

육군의 한 부대에서 동기에게 4개월 넘게 성추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신고했더니 상관은 진급 걱정부터 했다는 것입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3월부터 A 상병은 동기 병사로부터 4개월 넘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합니다.

[A 병사 : 밥 먹을 때 제 옆에 앉아서 허벅지를 만진다든지 아니면 저녁 점호 시간에 제 뒤에 서서 엉덩이를 만진다든지.]

여러 차례 싫다는 표현을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A 병사 : 더 꽉 끌어안으면서 '속으로는 좋아하면서 왜 겉으로는 싫은 척하냐'고….]

중대장에게 신고했지만, 가해자와 분리는커녕 제대로 된 피해 조사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A 병사 : 가해자 분리 조치 그런 건 말도 안 나오고, 따로 그 후에 중대장이나 대대장이나 불러서 해당 사건에 대해서 얘기한 것도 없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또 추행을 당했습니다.

부대 내 부조리 신고 기간에 피해 사실과 부실한 조치를 알렸더니 상관인 행정 보급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A 병사 : 한숨을 탁 쉬더니 '하 네가 신고하면 원사 진급도 물 건너가겠다.']

조사 결과 추가 피해자까지 확인됐지만 가해 병사 격리 조치는 사흘이나 더 미뤄졌습니다.

주말이 껴서 행정 처리가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A 병사 : '본인이 신고 당한 걸 알게 되면 얼마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겠느냐. 그 가해 병사가 자살하면 어떡해(라고 했어요.)' 저는 이제 걱정이었죠. 진짜로 나 때문에 걔가 죽으면 어떡하지?]

결국 처음 신고하고 한 달 넘게 지난 뒤에야 가해 병사는 다른 대대로 전출됐습니다.

해당 부대는 최초 신고 당시 성폭력 문제로 판단하기 어려워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육군 부대 : '지속적으로 날 뒷담화한다. 좀 지나친 스킨십을 한다'  (라고 신고했습니다.) 전혀 성에 관한 이야기를 안해서 분리 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거죠.]

또 군 감찰 조사 결과 A 상병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 아님'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그제(9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사안에 대해 필요하다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승진)  

▶ 160쪽 매뉴얼, 처음부터 끝까지 작동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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