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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가 대리 서명했는데…보험사는 '나 몰라라'

<앵커>

한 암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가입 서류에 자신도 모르게 대리 서명을 한 것인데, 보험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갑상선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돼 수술을 받은 30대 A 씨.

보험금을 받은 뒤 보장 범위를 다시 확인하려고 상품 설명서를 검토하는데, 전체 20장 중 7장이 빠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험사에 연락해 사라진 7장이 포함된 원본을 받아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품 설명을 제대로 들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서명란에 자신의 필체와 다른 서명이 있었습니다.

[A 씨/보험 가입자 : (보험사에서) 서명한 부분은 다 누락하고 주는 거예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회사에서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추고 이랬던 게 아닌가라는.]

A 씨가 항의하자 담당 보험설계사는 그제야 자신이 대신 서명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보험설계사 (A 씨와 대화) : 그거는 내가 한 거야. 글씨 보니까 내 글씨네. 그거는 내가 우리가 통상적으로.]

보험 가입 당시 A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설계사 혼자 서명하는 CCTV 영상도 남아 있는 상황.

A 씨는 대리 서명된 가입 서류상의 보장 범위가 자신의 기대에 못 미쳐, 자신이 직접 읽고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보험사는 대리 서명을 했더라도 가입자가 동석했을 경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행법은 보험설계사 등이 가입자의 자필 서명을 대신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A 씨/보험가입자 :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게 가입자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라는.]

A 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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