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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스며든 흙으로 군 기지 만드는 건 인도적으로 용납 불가"

▲ 구시켄 다카마쓰 가마후야 대표

"유골이 섞인 토사를 군사기지 건설을 위해 매립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일본 시민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다카마쓰(67) 대표는 조선인 등의 유골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토사를 미군 기지 건설 공사에 투입하려는 일본 정부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오키나와 전투 희생자의 유골을 수습해 유족에게 돌려주는 운동 앞장서고 있는 구시켄 대표는 이런 공사 계획이 "잘못된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는 유족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유해가 토사와 섞여 바다에 매립돼 버리면 찾을 길이 영영 없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시켄 대표는 방위성이 토사 등을 채취할 후보지로 지목한 오키나와현 이토만시와 야에세초에는 수많은 사람의 "피와 살과 뼈가 스며들어 있다"며 평화를 염원하고 전쟁 희생자의 명복을 빌어야 할 곳에서 파낸 흙과 돌을 사용해 군사용 기지를 짓는 것은 "인도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사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옮긴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설을 놓고 일본에서 논쟁이 치열하지만 이토만 등의 토사를 사용하는 계획에 반대하는 것은 기지 자체에 대한 찬반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구시켄 대표의 판단입니다.

오키나와 전투로 숨진 이들은 약 2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일본군이나 오키나와 주민이지만 징집된 조선인이나 일본군과 싸운 미군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본 당국은 최근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약 700명분의 유골을 대상으로 DNA 감정을 하고 있는데 조선인이나 미군 희생자 유해가 여기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구시켄은 한국과 미국의 유족을 모집해 DNA 감정에서 유골을 찾을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과 힘을 합해 일본 정부의 매립 공사 계획에도 반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 사람도 (유골 찾기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며 "매립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족이 '유골을 돌려달라'는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 우리는 일본 국민으로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당사자인 유족의 목소리는 더 무게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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