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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은 추락 노동자…생일날 주검으로

<앵커>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5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혼자 일하다 추락한 걸로 추정되는데 당시 현장에선 사고를 알지 못한 채로 그날 작업을 끝내버렸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동료가 숨진 남성을 발견한 건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KBC 신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시 화정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지난달 25일, 벽면 작업을 하던 58살 백 모 씨가 머리를 다쳐 숨졌습니다.

1미터 높이의 작업대에서 일을 하다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백 씨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백 씨는 밤새 사고 현장에 그대로 방치됐다가 다음 날 아침 백 씨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동료 노동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날은 백 씨의 생일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작업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사고 노동자 딸 : 누구라도 한 번만 더 뒤돌아 봤으면…. 저희 아버지가 방구석에, 어디 구석에 있던 것도 아니고…. 그 계단에 누워 계시는 분을 아무도 못 봤다는 게 (이해가 안가요.) 건설 현장에서 뭐 한두 명 일하는 것도 아니고.]

2인 1조 근무 원칙과 작업자 퇴근 확인 등 기본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공사장 관계자 : (출입 명부 작성) 이전에는 안 했어요. (오늘은 하셨나요?) (사고 이후) 지금은 하죠.]

올 들어 호남권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 사고는 모두 30건.

지난 4월에는 나주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혼자서 외벽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안전한 일터를 위해 중대재해법이 제정돼 당장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희생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나병욱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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