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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사망' 전직 공무원, 4년 전 피해 호소했었다

'성추행 피해 사망' 전직 공무원, 4년 전 피해 호소했었다
▲ 숨진 전직 공무원이 남긴 게시글 내 문자 메시지 캡처

최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직 공무원이 4년 전 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봤을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사실을 밝히며 2차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피해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 A씨는 2017년 11월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길고 힘든 싸움이 될 거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팀 전체 회식 날 좋은 일식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됐고 과장님도 격려 차원에서 참석했다"며 "2차로 노래방에 갔을 때 과장님이 손을 꼭 부여잡고 '너를 총애하는 거 알지'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몸을 빼려고 하니 더 밀착하면서 '널 볼 때마다 집사람 생각이 난다'며 허벅지 등을 만지기 시작했다"며 "몇 번 도망갔는데도 따라와서 볼을 부비며 '오빠가 인사 잘 봐 줄게'라거나 '너 탄탄대로 걷게 해 준다'며 끌어안듯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는 출근 후 상사의 사과를 요청했지만 기관장이 '증거가 있느냐'거나 '과장이 너를 아꼈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내부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찰 고소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커뮤니티에 A씨가 남긴 10개가량의 관련 글에는 직장 내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직속 상사인 가해자와 한 달 넘게 업무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았고, 감사실에 요청한 감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공무상 병가나 기관 이동도 절차상 문제로 윗선에서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이후 다시 글을 올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인데 조직을 시끄럽게 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있다"며 "상사가 처벌을 받는다 해도 조직 내부의 일을 외부에 알린 죄로 많은 내부고발자들이 그렇듯 퇴사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직 세무서 공무원인 A씨는 2017년 9월 부서 회식을 하던 중 상사인 B씨로부터 추행 피해를 본 뒤 직장을 그만뒀으며 우울증과 심리적 불안감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상사 B씨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인천지법은 이듬해 11월 B씨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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