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두 달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부대 상관들이 이 부사관을 회유했다는 2차 가해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숨진 지 열흘 만에야 군이 합동수사팀을 꾸렸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부대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뒤 숨진 공군 A 중사가 국군수도병원 영현실에 안치됐습니다.
[A 중사 아버지 : 아이고 우리 ○○이. 불쌍해서 어떡하나. 우리 예쁜 딸.]
유족 측은 A 중사가 숨지기 전 두 달여 동안 합의 종용과 회유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가해자는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했고, 다른 상관들도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냐며 달랬다는 겁니다.
또 같은 부대 간부인 남자친구에게 연락해 A 중사를 설득하라고 하는 등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습니다.
유족 측은 이런 2차 가해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해당 부대인 20 비행단의 조사가 제식구 감싸기 식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환/유족 측 변호사 : '공군본부 차원에서 수사를 해달라'고 얘기를 드렸는데, (공군은) 그거를 일방적으로 거절했단 말이죠.]
청와대 청원까지 이어지자 군은 피해자 사망 열흘 만에 대대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부승찬/국방부 대변인 :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관의 합의 종용이나 회유, 사건 은폐 등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대해서도….]
A 중사는 지난 3월 초 부대 저녁 자리에 불려 갔다 귀가하는 차량에서 선임에게 강제추행 당했다며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발견 하루 전 A 중사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