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의 감청 의혹' 해명 요구…중국도 비난 가세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현지시간 31일 미국이 과거 덴마크 지원을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은 동맹도 감시하는 세계 최대 해커 제국이라며 비난에 가세했습니다.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마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덴마크와 미국에 이러한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미국과 유럽의 신뢰 관계에 애착이 있으며 우리 사이에는 의심의 공간이 없다"면서도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맹국 사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감청 당사자로 거론된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미국 국가안보국이 2012~2014년 덴마크 군사정보국과 맺은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감청 대상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과 페어 슈타인브루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가 포함돼 있었고 이들의 인터넷 검색기록, 채팅, 메시지 앱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고 DR은 보도했습니다.

이번 의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6월 주요 7개국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기밀을 빼내는 대상은 경쟁 상대뿐 아니라 동맹을 포함하며 대규모, 무차별로 기밀을 절취하는 상습범 중에서도 고수"라면서 "이는 미국의 동맹이라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 비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