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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끝까지 싸울 것…국민통합정부 인정해달라"

한국 체류 미얀마 파업 공무원 인터뷰 ④ - 느웨우 모에 씨 (가명)

[취재파일] "끝까지 싸울 것…국민통합정부 인정해달라"
한국에 체류하는 미얀마 파업 공무원들 가운데 네 번째로 만난 인물, 느웨우 모에 씨입니다. 느웨우 모에 씨는 군 쿠데타 발발 전 한국에 와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미얀마 중앙정부 공무원입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에 참여하는 현지의 20만여 명의 공무원 동료들처럼 군부 지시는 물론 월급 수령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느웨우 모에 씨는 현재 한국 정부의 장학금만으로 집값과 식대 등 생계를 빠듯하게 유지하고 있어 미얀마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가족들의 응원 속에 시민 불복종 운동과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느웨우 모에 씨는 "군부가 아무 이유 없이 미얀마 현지 집 앞의 작은 시장을 부수고 짓밟은 이후 저희 어머니는 밤에 불을 켜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다"며 "저희 가족은 군부 통치 아래 두려움을 갖고 살길 원치 않는다. 그게 바로 가족들이 제게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느웨우 모에 씨 (가명)

느웨우 모에 씨는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으로는 가장 먼저, 민주 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승인을 꼽았습니다. 느웨우 모에 씨는 "국민통합정부가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일 것"이라며 "모든 각국 정부가 국민통합정부를 미얀마 유일의 공식 합법 정부로 인정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국민통합정부, NUG에서 일할 준비가 됐다. 그들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군부에 대항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5월 6일부터 26일까지 화상 통화와 서면으로 진행된 느웨우 모에 씨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인터뷰는 가명으로 이뤄졌고, 구체적인 소속 부처와 군부의 지시 내용 등은 담지 않았습니다. 

Q. 느웨우 모에 씨,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먼저 미얀마 군에 의해 희생된 분들과 그 가족, 친구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 속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A. 저는 미얀마 공무원으로서 현재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수년간 있었고 곧 한국에서의 연수 생활이 마무리됩니다. 저는 정말 한국에서의 연수 생활을 기쁜 마음으로 누렸습니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Q.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언제부터 참여하게 됐습니까? 
A. 지난 2월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했을 당시 의사들이 가장 먼저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때 시민 불복종 운동이야말로 군부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몇몇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면 희생을 더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월 7일부터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미얀마 공무원들 중에서는, 특히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의 일부 공무원들은 여전히 군부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데, 정말 유감입니다. 이는 그들이 간접적으로 미얀마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A. (신변 안전의 문제로)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민통합정부, NUG에서 일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 미얀마 군부에 대항해 설립된, 미얀마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 공무원으로서 일할 준비가 돼있다는 말씀이시군요.
A. 네, 그렇습니다. 

Q. 알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하신 대로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는 여전히 군부를 위해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그들의 재정적 상황,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녀와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일을 그만두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Q. 하지만 당신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그들과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현재 월급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인가요?  
A. 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2월 이후로 월급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Q.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이죠?
A.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월급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Q. 월급 수령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A. 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공무원 급여는 매우 적습니다. 사실 월급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하는 것만도 빠듯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 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제가 파업에 참여함으로써)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돈을 저축하셨기 때문에 지금은 제 월급 없이도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버티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자금을 구하거나, 아니면 여기서 일하면서라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Q. 군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습니까?
A.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곧 조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되는 조치는 2가지입니다. 첫째, 군부는 저에게 즉시 미얀마로 돌아오라고 연락해올 것입니다. 이유는 저를 체포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제가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군부는 제 여권을 없애버리고 불법 체류자 신분을 만들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 귀국을 영영 막을 것입니다. 

제가 한국에 오기 전에 정부 공무원으로서 쓴 일종의 서약서가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연수를 마친 뒤에 반드시 미얀마로 돌아가 일정 기간을 정부를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하는 서약서였습니다. 이 서약서에는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도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서약서에 따르면, 제가 만약 연수를 마친 뒤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미얀마 정부가 우리 가족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구금까지 가능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동료들은 제게 군부 감시를 피해 은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 군부들은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인원을 찾아내지 못하면, 그 가족들을 대신 구금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가족이 매우 걱정됩니다. 지금까지 거의 한 달이 지나는 동안 가족과 연락을 하지 못했습니다.

미얀마 곳곳에서 일어나는 군부 규탄 촛불시위

Q. 가족과 연락이 닿았을 때,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다는 당신의 이야기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가족들은 당신에게 계속 파업에도 동참하라고 이야기했나요? 
A. 예, 저희 가족은 저를 지원합니다. 저희 가족은 현재 군부의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군부가 아무 이유도 없이 저희 집 앞의 작은 시장을 부수고 짓밟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저희 어머니와 가족들은 밤에 불을 켜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군부 통치 아래 두려움을 갖고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제 가족들은 제게 계속 파업에 참여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Q. 그렇게 독려해주신 미얀마 가족들과 한 달 가까이 소통을 하지 못하고 계신 건가요?
A. 네, 지금은 가족과 거의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달 가까이 됐습니다. 

Q. 부디 가족 분들이 무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일단 미얀마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에 머무르길 희망하시겠군요. 
A. 네, 그래서 저는 한국 정부에 저와 같은 파업 참여 공무원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D-2 학생 비자로 체류 중입니다. 이 유형의 비자를 어떻게 연장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래서 한국 정부에게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Q. 한국에서 석사 연수를 마친 후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할 수도 있을 텐데요. 혹시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운 게 있습니까?
A. 박사 학위도 한국에서 더 공부할 의사가 있습니다. 다만, 학자금 지원을 받고 싶지만 그게 규정상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당연히 일부터 시작해야겠죠. 코이카나 한국 행정기구와 같은 조직은 취업을 위한 일정 절차가 있는데 저와 같은 공무원이 참여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문제는 제 비자가 '학생 비자'라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 비자로 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려면 새로운 비자가 필요합니다.  
  
* 한국 법무부에 확인한 결과, 어떤 비자 소지자든 한국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 모두가 인도적 특별체류조치 대상이라고 합니다. 비자 만료 한 달 이내에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체류 연장을 신청하면 된다고 해서, 인터뷰이분들에게도 알려드렸습니다. 

* 아직 체류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미얀마인 분들은 우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로 전화해 신청 일자를 예약해야 합니다. 신청 시에는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 여권 규격의 사진 1장, 한국 주소지 거주 증명서, 그리고 신청비용 현금 3만 원을 꼭 지참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Q. 국민통합정부가 민주주의를 이룰 힘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국민통합정부가 민주주의를 이룰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이룰 힘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국민통합정부가 우리나라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각국 정부가 국민통합정부를 공식 정부로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Q. 구체적으로 국제 사회의 어떤 대응이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십니까?
A. 아세안이 5개의 성명을 발표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UN의 행동을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는 '비난'과 '걱정'보다 '행동'을 원합니다. 우리에게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아시아 국가를 장악하고 싶어 합니다. 중국은 거의 모든 국가, 아세안 내 미얀마, 캄보디아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에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가라'고요. 

Q. 현재 미얀마에서 국민통합정부 주도의 시민방위군(PDF)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으셨죠?
A. 네, 국민통합정부가 시민방위군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내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고국에서의 내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것입니다. 한국의 역사처럼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이 해결책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최근 공개된 미얀마 시민방위군 훈련 영상

Q. 한국 정부도 군부 제재에 지난 3월부터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한국인들도 미얀마인들을 여러 경로로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지를 체감합니까? 
A. 네, 한국 사람들이 미얀마 사람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입니다. 우리와 계속 함께 해주십시오. 
 
Q. 미얀마 사람들을 돕고 싶어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할지 망설이는 한국인이 많습니다. 
A. 네, 저는 국민통합정부, NUG에 대한 재정 지원을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국민통합정부가 시민방위군을 창설했습니다. 돈이 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통합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지원하는 것이 미얀마 민주주의를 앞당기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국민통합정부가 발표한, 관련된 많은 미얀마 조직이 있습니다. 이 조직들은 국민통합정부 장관들과 연계돼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부금을 미얀마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합니다. 미얀마를 돕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국의 미얀마 단체를 통해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자들과 시민방위군을 위해 기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지지 입장을 표명해주시고, 그 입장을 계속 유지해주십시오. 그것만으로도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곧 평화로운 미얀마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전 확신합니다.  

Q. 미얀마 군부에 대항해 끝까지 싸울 것인가요?
A. 물론입니다. 

Q.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미얀마의 봄이 조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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