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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0대 여성인데, AZ 괜찮아요?"…직접 맞고 쓰는 후기

[취재파일] "30대 여성인데, AZ 괜찮아요?"…직접 맞고 쓰는 후기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 접종 후기

박수진 기자 start@sbs.co.kr

작성 2021.06.01 09:16 수정 2021.06.02 18: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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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후기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잔여 백신 예약이 가능한 첫날이었습니다. 실제로 예약이 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해봤는데 실제 예약에 성공한 겁니다. 구체적인 예약 과정은 당일 8뉴스 리포트에 자세히 담았습니다.
▶ "먹통에 주변엔 '0'만…2시간 만에 잔여 백신 예약"

백신을 맞은 후 회사 동료나 지인들은 물론, 기사 댓글 등에도 접종 후 상태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해외 장기 출장을 앞두고 있는 한 30대 여성 회사원은 "30대 여자도 아스트라제네카 맞아도 괜찮나요?"라고 메일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매우 드물긴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혈전 등의 부작용이 남성보단 여성에게, 고령층보단 젊은 사람들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서인 듯합니다. 실제 저도 만 36살이라 접종 전에 이런 점을 우려했습니다.

오늘(1일)은 접종 후 5일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아직까진 이렇다 할 이상 증상은 없었습니다. 며칠간 상태만으로 예단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접종 후 4일에서 28일 사이 나타나는 증상이 혈전 등의 중증 이상반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잔여 백신을 예약해 접종했을 때 주의사항과 준비 과정, 그리고 접종 후 닷새 간의 후기를 취재파일로 정리합니다. 잔여 백신 예약 또는 대상자로 분류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앞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아래 내용은 제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한 후기로,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 및 약의 효능 등은 개인 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접종 전] 예약 완료 후 2시간 안에 병원으로…준비 시간 부족

[취재파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후기
"박수진 님, 잔여 백신 당일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

2시간 안에 해당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접종 전 준비사항'을 검색했습니다. 매일 코로나 백신 관련 기사를 쓰고 있는데도, 막상 제 일이 되니 기억이 잘 나지 않더군요. ▲접종 당일 컨디션 등 건강 상태 체크 ▲접종 전후 물 충분히 마시기 ▲접종 후 발열 등 대비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준비

병원에 도착해 신분을 확인하고, 대기 시간을 이용해 병원 건물 지하에 있는 약국에 가서 해열제(타이레놀)를 샀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에 임산부가 제외돼있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기억이 났습니다. 기혼 여성인지라 혹시 몰라 임신테스트기도 구매했습니다. 임신 상태가 아님을 확인하고, 해열제는 미리 먹지 않고 준비만 해뒀습니다.

미리 접종일을 받아둔 예약자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할 텐데, 잔여 백신을 예약해 급히 가게 되면 이런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을 이용해 잔여 백신을 예약할 생각이 있다면, 당장 오늘 몇 시간 후에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몸 상태를 체크하는 등 미리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접종 당일] "아플 것 같으면 해열진통제 드세요"

[취재파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후기
의사의 예진을 받고 주사를 맞았습니다. 오른손을 주로 쓴다고 했더니 왼팔에 놔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 오히려 놀랐습니다. '팔뚝에 살이 많아서일까' 그런 생각이 들 무렵 "지금은 아프지 않아도 조금 있으면 아플 수 있어요"라는 의사 선생님의 충고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은 진짜였습니다. 제가 겪은 주요 이상반응은, 접종 부위를 비롯해 왼쪽 팔뚝 부위가 뻐근하고 통증이 계속되는 것이었는데, 접종 당일부터 사흘간 계속됐습니다.

▲접종 당일 샤워 금지 ▲접종 부위 청결하게 관리 ▲일주일 동안 음주 금지 ▲일주일 동안 지나친 운동 금지 이렇게 기본 주의사항과 더불어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의사 : "아플 것 같으면 해열제 1알씩 드세요. 저도 백신 맞고 고생을 좀 했는데, 해열제 4알 정도 먹었네요"
기자 : "정확히 언제 먹으면 될까요?"
의사 : "열이 날 것 같거나, 몸이 좀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드면 그때 드세요."
기자 : "나가자마자 바로 먹을까요?"
의사 : "그러진 않으셔도 돼요."

당일 기사 작성을 위해 회사로 돌아왔는데, 도쿄올림픽 출장을 위해 먼저 AZ 백신을 맞은 후배들이 "접종 후 정확히 12시간 후부터 아팠다" "밤새 오한이 오고 힘들었다"는 무시무시한(?) 경험담을 들려줬습니다. 하루 이틀 아팠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후배들을 보면서 안심도 됐습니다. 퇴근 후, 고민을 하다가 자기 전에 해열제 한 알을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저녁에만 물을 1리터 정도 나눠서 마셨습니다. 잠이 들기 전까진, 접종 부위 통증 외에는 아무 증상도 없었습니다.
 

[접종 후 D+1·2] 백신 휴가 사용…28시간 후 처음 '아플 것 같다' 느낌

다음날은 '백신 휴가'를 사용해 쉬었습니다. 다행히 밤새 아무런 증상도 없었습니다. 열도 나지 않았고 오한, 몸살 증상도 없었습니다. 접종 부위 통증은 조금 더 심해졌습니다. 팔을 움직일 때 신경 쓰일 정도였습니다. 뻐근하긴 했지만 '열감'은 없었습니다. 물을 많이 마셔주고 옷을 날씨에 비해 따뜻하게 입었습니다. 혹시 체온이 떨어지면 좀 더 증상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효과가 있었던 건지 저녁까지 아무 증상도 없었습니다.

'몸이 좀 아플 것 같다'는 느낌을 처음 받은 건 이틀째 저녁 8시쯤, 접종 후 28시간이 지났을 때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열은 나지 않지만 살짝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고, 몸살이 나기 직전처럼 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의사의 조언대로 해열제를 한 알 먹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증세가 가라앉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틀째 밤도 별 탈 없이 지나갔습니다. 접종 후 이상 반응 '경증'으로 분류되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접종 부위 통증은 계속됐고, 양팔을 비롯해 평소보다 몸에 힘이 없고 피로감은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휴일 근무여서 출근을 했습니다. 업무를 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어제 저녁 느꼈던 비슷한 증상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살짝의 식은땀과 오한 초기 증상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을 한 알 먹었고,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셔줬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될 정도의 증상은 아니었습니다. 1~2시간 정도 지나니 증세는 가라앉았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여러 차례 나타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예민하게 지켜보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접종 후 D+3] 이상 반응 묻는 첫 알림…접종 후 70시간, 피로감 몰려와

"박수진 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3일이 지났습니다. 몸은 어떠세요?"

오전 8시 16분. 국민비서 알림이 왔습니다. 접종 후 3일이 지났는데, 이상반응이 있으면 신고하라는 안내 알림이었습니다. 접종 부위 통증과 두 차례 미열과 오한 초기 증세가 있었지만 이상반응으로 신고할 만큼의 증상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접종 당일부터 계속된 접종 부위 통증은 이날부터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고열, 근육통, 알레르기 반응 등의 증상은 이날도 없었습니다.

다만 오후부터 극도의 피로감이 몰려왔습니다. 접종 후 70시간 정도 지난 시점입니다.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접종 후 혹시 모를 상황에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어진 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열제를 1알 먹고 5시간을 내리 잤습니다. 평소에도 오래 낮잠을 자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자고 일어났을 때의 몸상태는 조금 달랐습니다. '기력이 없다'는 느낌이 더 강했고, 양 팔에 힘이 없는 느낌도 평소보다 더 했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접종 후 D+4] "몸에 힘이 없다고 느낀 날"…접종 후 4~28일 증상 더 예의주시

사실 저는 이날부터의 증상이 더 우려가 됐습니다.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경증들은 3일 안에 대부분 사라지지만, 접종 후 4일~28일 사이에 나타나는 지속적인 두통이나 복통 등이 혈전증 등의 중증 이상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정은경 질병청장도 브리핑에서 "접종 후 4일~28일 사이에 심한 두통, 심한 지속적인 복부 통증 등과 같이 혈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주실 것을 권고드린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반쯤부터 평소보다 조금 심한 두통이 발생해 덜컥 겁도 났습니다. 해열제를 먹고, 점심식사 대신 잠을 잤습니다.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두통은 사라졌습니다. 다만 지난 사흘과 비교해 몸에 가장 힘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노트북으로 기사를 쓰는 데는 문제가 없는데, 팔을 들어 올리려면 살짝 힘에 부친단 느낌이랄까요? 두통은 사라졌으나 약간 멍한 상태가 저녁까지 지속됐습니다.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알 수 없지만 접종 전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던 상태이긴 합니다.

정리하면, 저는 현재까지 고열, 근육통, 알레르기 반응 등은 아예 없었습니다. 약간의 오한은 있었지만 금방 사라졌습니다. 접종 부위 통증은 사흘 정도 지속됐습니다. 해열제는 총 5알 먹었습니다. 사람마다 효능은 다르겠지만, 저에겐 효과가 있었습니다. 지속적인 두통이나 복통, 다리가 붓는 증상 등도 현재까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몸에 힘이 빠지는 듯한 피로감은 오히려 접종 3일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모든 증상이 일상생활을 지속하는 데 큰 지장은 없는 정도입니다.
 

막연한 불안감 불필요…'잔여 백신' 예약한다면 건강 상태 스스로 잘 체크해야

복지부와 질병청을 담당하며 매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으러 오신 분들을 현장에서 만나 다양한 반응들을 접했습니다. 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을 겪은 분이나 가족들을 만나 백신과 방역당국에 대한 불신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몇 달째 이런 취재를 하면서 마음속에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어떤 반응이든 '타인의 경험', '타인의 지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백신을 직접 맞고 나니, 접종자들이 말하는 '이상반응'이라는 것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같이 경험하고 좀 더 공감하며 기사를 쓸 수 있게 된 점이 저에겐 접종 후 좋은 점 중 하나입니다.

막연한 불안감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접종 대상자인 어르신들에겐 좀 더 안심하고 접종을 권고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주변 친구나 동료들에게 '잔여 백신 예약해 맞으라'고 독려를 하진 않습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보다는 자신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접종 전 철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잔여 백신을 예약하신다면 더욱, 접종 전 건강 상태를 스스로 잘 체크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준비할 것들을 미리 염두에 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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