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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지키며 일해온 동료, 후배에 경의"…'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지휘 오인서 고검장도 사표

"소신 지키며 일해온 동료, 후배에 경의"…'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지휘 오인서 고검장도 사표
정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김학의 불법 출금'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지휘해 온 오인서(사법연수원 23기) 수원고검장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오 고검장은 사직 직후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해 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인사를 전했습니다.

오 고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 (이정섭 부장검사)의 '김학의 불법 출금' 관련 수사를 사실상 지휘해왔습니다.

원래 수사를 지휘해야 할 문홍성 현 수원지검장은 지난 2019년 안앙지청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진행을 두고 대검과 마찰을 빚던 당시, 대검 보고라인인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문 지검장 대신 오 고검장이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로 한 것입니다.

오 고검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 '김학의 불법 출금' 관련 사건에 연루된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출석을 요청하는 등 수사를 적극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 고검장은 또 최근 수원지검 수사팀이 김학의 불법 출금을 공모한 혐의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대검에 개진할 때도 수사팀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대검이 결정을 내리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항의의 뜻을 표현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인사위 등으로부터의 일선 고검장 용퇴 압박이 있기 전부터 오 고검장이 사직할 뜻이 있었으나, 수사팀의 이광철 비서관 기소 의견을 대검에 관철시켜 주기 위해 사직을 미뤄온 것으로 안다"며 "오 고검장이 직접 나서 대검을 설득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최근 고심이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오 고검장의 사표 제출에는 대검에 대한 항의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 고검장까지 사직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에 검사장급 이상 빈자리는 모두 11자리로 늘었습니다.

앞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조상철 고검장이 지난주 사의를 표했고, 장영수 전 고검장의 사퇴로 대구고검장 자리도 비어있습니다.

또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서울·부산·광주·대전·대구고검 차장도 공석입니다.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면서 인사 판을 짜는 법무부는 선택지가 많아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31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이번 주 인사 발표도 가능해졌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과 올해 '한명숙 모해위증' 심의 과정에서 제동을 걸어온 일선 고검장들은 최근 사퇴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인사를 앞두고 "인사 적체"를 여러차례 언급하며 인사 물갈이를 예고해왔고, 지난주 열린 검찰 인사위에서는 고검장급 인사들을 한 단계 낮은 지검장급 직위로 발령낼 수 있다는 내용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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