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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훈련했다는데…정작 불나자 늑장 대처

<앵커>

지난 주말 울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불이 나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요, 당시 원전 측에서 소방당국에 늑장 신고를 하고, 주민들에게 알림 문자도 3시간이나 흐른 뒤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재 이틀 전에 실시했다는 훈련에서는 뭘 했던 건지, UBC 김규태 기자입니다.

<기자>

하얀 수증기가 물기둥처럼 솟아오릅니다.

울주군 신고리원전 4호기에서 불이 난 건데, 1시간이 지나서야 진화됐습니다.

원전사업자인 새울원전이 소방서에 신고한 건 오전 9시 45분, 불이 난 지 17분이 지나서입니다.

화재 발생 즉시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진압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새울원전 관계자 : 자체소방대에서 진압을 거의 다 했고요. 진압하면서 안전조치해놓고 외부 소방대에다가 신고를 한 거죠.]

하지만 화재 대응 표준절차서에는 화재 발견 시 초동소방대와 자체소방대는 물론 외부소방대에도 즉시 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방사능 누출은 없다는 게 확인됐지만, 인근에도 상황을 늦게 알려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새울원전은 화재 발생 3시간이 지나서야 주민 5천300여 명에게 첫 문자메시지를 발송했고 인근 마을에 안내 방송도 40분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김형수/인근 마을 이장 : 연락을 (제때) 받았으면 우리 마을 주민들한테 방송으로도 알려드리고 했을 텐데 (못 했죠)]

새울원전 측은 "주민들에게는 상황을 파악해 통보하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지자체와 민간환경기구 등에는 20여 분 뒤 비상 통보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화재 이틀 전 새울원전은 울주군과 방사능 재난을 가정해 주민들에게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는 경보훈련을 벌였지만, 현실에서는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안재영 U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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