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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죽음의 마라톤'서 6명 생명 구한 양치기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고산지대에서 양을 키우고 있는 주커밍 씨는 지난 22일 비상 동굴로 몸을 피했습니다.

날씨가 돌변하면서 갑자기 우박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까지 몰아쳤기 때문입니다.

동굴에는 주 씨가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해둔 옷가지와 식량, 땔감 등이 있었습니다.

낮 1시쯤 동굴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운동복 차림의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100km 산악마라톤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참가한 선수였습니다.

[주커밍 : 뛸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못 뛰겠다고 하더라고요.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다고. 동굴에 들어가서 몸부터 녹이자고 했어요.]

주 씨는 불을 피워 손발을 녹여주고 안마를 해줬습니다.

잠시 뒤 다시 4명의 선수가 찾아와 동굴로 안내했고, 아직 다른 선수들이 밖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 씨는 주변을 수색해 쓰러져 있는 선수를 발견했습니다.

[주커밍 : 그에게 갔을 때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를 일으켜 세워 등에 업고 왔어요.]

이렇게 주 씨가 동굴로 피신시켜 구조한 사람은 모두 6명.

주 씨는 2명을 더 발견했지만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같은 마을 주민 60여 명도 선수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에 나섰습니다.

해발 2천m가 넘는 험한 지형에서 이곳 지리를 잘 아는 이들의 도움은 컸습니다.

강풍과 폭우가 예고됐는데도 주최 측이 산악마라톤 경기를 강행하면서 참가자 172명 중 21명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주 씨와 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피해는 더 컸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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