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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 송전탑에 또 둥지…황새 보호 '진땀'

<앵커>

국내에서 인공번식한 황새 한 쌍이 2년째 야생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번식에 성공한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둥지가 고압선이 흐르는 송전탑에 있어 황새 가족의 안전이 걱정됩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높이 40m 송전탑 꼭대기에 새끼 황새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한발 한발 철탑을 올라 둥지에서 새끼 황새를 꺼내려 하자 갑자기 부리로 쪼아댑니다.

[공격하는데….]

행여 놀라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한 마리씩 새끼 4마리를 옮긴 새장을 밧줄에 매달아 땅으로 내려보냅니다.

고압 송전탑/황새 둥지

고유번호가 적힌 가락지를 다리에 달고, 성별 검사를 위한 혈액도 뽑은 뒤 어미가 오기 전에 서둘러 둥지에 돌려놓습니다.

[하동수/예산황새공원 연구원 : 한국에서 다는 가락지는 알파벳과 숫자조합이고요, 몇 년도에 태어났고 성별이 무엇이고 알 수 있기 때문에 가락지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공번식한 황새 한 쌍이 지난해 처음 인공둥지 탑이 아닌 야생 보금자리인 송전탑에 둥지를 틀어 학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수경/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 : 송전탑이 인근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고요, 견고하기 때문에 황새에게 매력적인 둥지 설치 장소로 보이고요.]

감전과 정전 사고를 우려해 이후 송전탑 둥지를 헐고 바람개비까지 달아 놨는데 올해 같은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황새가 2년째 둥지를 틀고 번식에 성공한 이곳은 주변에 드넓은 농경지가 있어서 먹이활동을 위한 좋은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송전탑 황새 둥지는 이곳 외에 올해 2곳이 더 늘어 번식이 진행 중입니다.

감전을 막기 위해서는 송전탑 주변에 인공둥지 탑을 세워주는 게 필요한데 문화재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화면제공 : 예산황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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