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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치안감도 골프 접대 의혹…'정준영 수사' 총경도 함께 골프

[취재파일] 치안감도 골프 접대 의혹…'정준영 수사' 총경도 함께 골프

경찰 골프 접대 의혹 ② 경찰 고위 간부 2명 수사 의뢰…3명 징계 요구

홍영재 기자 yj@sbs.co.kr

작성 2021.05.31 09:24 수정 2021.05.31 09: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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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계속…
▶ [취재파일] 경찰 총경과 국수본 간부가 1박 120만 원 호화 골프 여행 간 이유
 

6. 별이 나타났다. 골프 모임에 등장한 치안감

SBS 사건팀은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경찰 최고위급 간부도 사업가 손 모 씨와 함께 골프장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지휘부인 이 모 치안감입니다. 경찰 내부에서 치안감이란 직책은 경찰 직원 무려 12만 명 중 30여 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별 중의 별'입니다.

SBS가 골프 접대 의혹을 보도한 4월 14일 직전 주말에 이 치안감은 국가수사본부 정 모 경정과 사업가 손 씨와 함께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 경정이 선배인 이 치안감을 골프 자리에 모신 건지 골프 비용 결제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이 치안감은 사업가 손 씨와 정 모 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적인 일이라" 굳이 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업가 손 씨와 어떻게 알고 지냈는지 그날 처음 봤는지 질문에도 답을 뚜렷이 하지 않았습니다. 또 결제를 어떻게 했는지도 '사생활'이라고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 될 것이 있다면 조사를 받고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모 치안감 (SBS 취재진과 통화 中)

-5일 전 정 경정과 손 씨와 함께 친 골프 비용은 누가 계산했습니까?
=사적인 부분이라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선 노코멘트를 하고 싶습니다,
-사업가 손 씨와는 언제부터 알았습니까?
=평소에 알고는 있습니다.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요?) 기억도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취재진은 사업가 손 씨에도 이 치안감과의 골프 자리를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정 경정과, 강 총경과의 리조트 골프 여행의 경우 각자 결제 내역과 ATM 현금 인출 내역을 취재진에 보냈지만 이 치안감의 경우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앞선 보도와 달리 누가 얼마를 결제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재진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만약 사업가 손 씨가 골프와 관련된 비용을 이 치안감을 위해 전부 혹은 일부 지불해줬을 경우 경찰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배될 소지가 높습니다. 경찰 공무원 행동강령 1장 2조 3에는 '음식물 주류 골프 등의 접대 향응을 수수하지 않아야 할 금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치안감은 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낸 인물로 경찰 조직 내에서도 주요 보직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었습니다.

취재진은 고위 공직자의 처신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또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의심스러운 상황에 대한 경찰청의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초 보도 이틀 뒤 관련 내용 역시 보도했습니다.
 

7. '정준영 불법 촬영' 수사했던 총경, 그는 익숙한 이름이었다.

SBS의 4월 14일과 4월 16일 두 차례에 걸친 경찰 고위 간부들과 사업가의 골프 모임 보도 이후 경찰청은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한 달이 넘게 지나 감찰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이름이 하지만 익숙했던, 이름이 튀어나왔습니다.

지난해까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이었던 박 모 총경입니다. 박 총경은 2019년 가수 정준영 씨의 불법 촬영물 수사 등을 총괄했고 뿐만 아니라 수년간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했던 수사 분야 핵심 간부였습니다.

박 총경도 사업가 손 씨 그리고 국가수사본부 정 경정과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에게 이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박 총경이 경찰 수사 파트에서 큰 수사를 담당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취재진은 지난 4월 14일 최초 골프 모임 의혹 기사 관련 취재를 하며 사업가 손 씨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과거 한 지방청에서 진행했던 사건과 관련된 인물일 수도 있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손 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건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박 총경에 연락했습니다.
 
#박 총경 (SBS 취재진과의 통화 中)

-과거 담당하셨던 A 사건과 관련해 사업가 손 씨가 연루된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조사를 하지 않았고 이름도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나이가 어떻게 되고 무슨 혐의가 있는 건가요?
-손 씨는 XX년생으로 저희가 취재 중인 사안이 있습니다.
=전혀 모르고 우리가 당시 그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것은 없습니다.

박 총경은 자신이 주도한 수사에서 사업가 손 씨를 조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름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청 감찰 결과 박 총경은 취재진과 위 통화를 하기 불과 4일 전 사업가 손 씨 그리고 국수본 정 경정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취재 당시에는 불과 며칠 전 박 총경이 사업가 손 씨와 골프 라운딩을 나갔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경찰 골프접대 추가 확인

8. 감찰 결과 : 경찰 고위 간부 2명 수사 의뢰, 3명 징계 요구

경찰청은 감찰 결과 강 총경과 정 경정에 대해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 등 강제수사를 할 권한이 없는 경찰청 감찰 부서에서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있다'는 있다는 결론을 낸 겁니다. 혐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적용했습니다. 네 쌍의 부부가 n분의 1로 깔끔한 비용 처리했다는 두 경찰 간부의 해명과 달리 강제적으로 확인할 사안이 있다는 걸 방증합니다.

이외에도 경찰청 자체 징계로 국가수사본부 정 경정 그리고 이 모 치안감과 박 총경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요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치안감과 박 총경 역시 골프 비용 처리 문제 있어서 '깔끔한' 해명을 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경찰청 내부에서도 간부급 직원이 부적절한 골프 모임을 가졌고 이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9. 비대화된 경찰 권력…그 책임은?

취재 초기 '오래된 가족 모임으로 동반 여행을 갔다'라는 이유를 듣고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골프 비용 처리의 불투명성을 넘어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경찰 권한의 확장성'을 고려한다면 공직자로서 또 경찰 고위 간부로서 사적 모임과 공적 모임의 구분은 필요해 보입니다.

경찰 치안감, 국가수사본부의 간부 또 주요 수사로 정평이 났던 경찰 총경 등이 인맥을 이유로 사업가와 비용 처리가 확실하지 않은 골프를 쳤다는 건 경찰 내부에서 뼈아픈 반성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는 인물로부터 비용 처리가 불투명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오해를 살 일'이라면 그것은 어느 공직자라도 조심해야 할 일일 겁니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국가수사본부 정 경정과 지방경찰청 강 총경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국가수사본부 소속 정 경정에 대한 수사를 국가수사본부가 해도 될까'라는 회의적 생각이 듭니다만 골프 비용과 고급 리조트 숙박 비용에 대한 청탁금지법상 판단을 넘어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사업가 손 씨가 10년 가까이 알았던 정 경정과 함께 이 치안감과 박 총경 등 경찰 고위 간부들 다수와 골프를 친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진에 포착된 골프 모임 외에 또 다른 골프 모임은 없었는지, 추가로 부적절한 모임이 발견된다면 비용 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수사를 시작할 국가수사본부의 최종 결론을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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