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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코일, '도로 위 폭탄'인데…적재 규정은 허술

<앵커>

화물차에 싣고 가는 철판을 둘둘 말아 놓은 철강코일, 많이 보시죠. 이 무게만도 20톤이 넘습니다. 최근 고속도로에서 이런 코일이 떨어져 8살 어린이가 숨지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해야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을지,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4일 차선을 변경하던 화물차에서 13톤짜리 코일이 떨어져 일가족이 탄 차량을 덮쳤습니다.

뒷좌석의 8살 여자아이가 숨졌고 운전자인 어머니도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코일은 무엇보다 적재할 때 단단히 고정하는 게 중요한데 제대로 된 규정조차 없습니다.

관련 법규와 국토교통부 지침에는 쐐기와 고정끈을 사용하라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실제 운반 차량을 살펴봐도 평평한 트레일러 위에 코일을 버팀목으로 받치고 철제 사슬로 묶어 놓은 게 대부분입니다.

[일반 트레일러 차주 : 급브레이크 잡으면 다 떨어지지 안 떨어질 수가 없어. 천천히 조심해서 그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요.]

코일 크기에 따른 맞춤형 적재 규정도 없고 순전히 운전자 재량에 맡기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일본 것(지침)은 체인의 두께까지 나와 있어요. 얼마 이상 되는 것 어떻게 고정하라고…. 물체별로 해서 크기, 무게 대비해서 좀 더 세부적으로 (기준이 필요합니다.)]

코일 싣는 곳이 홈처럼 파여 있는 전용 트레일러가 있지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평평한 일반 트레일러에 비해 실을 수 있는 화물이 제한돼 화물차 차주로부터 외면받는 겁니다.

[코일 전용 트레일러 차주 : 이것은 얕고 이 안에 (코일이) 들어가 있으니까 떨어질 염려가 없다고. 수익성이 별로 없으니까 이걸 안 해 다들.]

철강코일 사고는 단순 도로 낙하물 사고로 분류돼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엄격한 적재, 운반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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