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 측 "수사 늦었다" 주장에…경찰이 밝힌 입장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의 유가족이 경찰의 동석자 수사가 늦었다는 입장문을 배포한 가운데, 경찰이 실종 신고 이후 수사 일지를 밝히며 반박했습니다.

오늘(2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실종 당일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 씨를 상대로 한 조사 경과와 내용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손 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부터 6일 동안 A 씨에 대해 한 차례 참고인 조사(4.27)를 실시했고 두 차례 법최면 조사(4.27, 4.29)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30일 손 씨의 시신이 발견된 후 강력 7개 팀을 전원 투입해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프로파일러 면담 등 총 네 차례 조사(5.9, 5.12, 5.14, 5.22)했으며 A 씨의 부모에 대해서도 각각 두 차례, 한 차례 조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또 A 씨의 노트북(5.4), 아이패드(5.21), 실종 당일 현장에 타고 왔던 차량의 블랙박스(5.4), 그리고 A 씨의 부모(5.7, 5.10)와 누나의 휴대전화(5.16)를 제출받아 포렌식했다고 밝혔습니다.

포렌식 결과 데이터, 통화 내역, 메시지 등의 삭제 정황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현재 데이터 통화 내역, Wi-Fi 접속 기록을 확인하는 한편, 해군 장비를 동원해 A 씨의 휴대전화를 한강에서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 씨의 유족이 실종 당일 A 씨를 깨운 목격자를 CCTV상에서 특정해야 한다며 수사 보완을 요청한 것에 대해, 경찰은 현장 상황을 명확히 하고 추가 목격자를 확보하기 위해 CCTV 및 제보 영상을 정밀 분석 중이며 저장기간이 지난 영상에 대해선 포렌식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중요 목격자들의 경우 현장 조사 및 법최면 조사를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족이 제기한 A 씨의 의혹에 대해선 경찰은 관련자 진술을 듣고 CCTV를 분석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손 씨 측 유족은 오늘 A4 용지 13장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A 씨와 A 씨 가족에게 정민이의 입수 경위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 A 씨와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5시 이후 한강공원에 도착한 뒤 약 20분간 강 비탈면을 살핀 점 ▲ A 씨가 당시 입었던 티셔츠를 다음날 신발과 함께 버린 점 ▲ A 씨가 잠금이 걸려있지 않은 손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모에게 부탁해 손 씨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족은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영상 분석, 거짓말탐지기 조사,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을 통해 사건의 유일한 관련자인 A 씨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해달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