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실은] "마스크 써서 아이 언어 발달 지연"…따져보니

[사실은] "마스크 써서 아이 언어 발달 지연"…따져보니

박현석 기자 zest@sbs.co.kr

작성 2021.05.24 21:05 수정 2021.05.24 21:3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지내는 일상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요즘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밥 먹을 때 마스크를 벗을 때 아이들의 얼굴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그 때 아이들 얼굴 보고 아이들이 이렇게 생겼구나 입은 이렇게 생겼고, 코는 이렇게 생겼구나….]

어린이집 다닐 시기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 표정이나 또 입 모양을 보면서 말을 배우고 또 한창 사회성을 키워갑니다. 그런데 요즘은 마스크로 다 가리고 있어서 그것이 혹시 아이들한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저희가 확인해봤습니다.

사실은팀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의 한 아동발달센터.

아동 언어 발달 지연
엄마는 올해 4살, 30개월 딸 아이가 걱정입니다.

[어머니 : 언니는 이때쯤이면 노래도 혼자 부르고, 말도 정확하게 또박또박 했는데, 동생은 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느리더라고요.]

생후 24개월 무렵, 쓰는 단어가 확 늘고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하는 때를 '언어 황금기'라 부르는데 이 시기에 마스크를 쓰고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을 했다는 것이 이유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합니다.

[손정선 교수/아동발달 전문가 : 보통 아이들은 언어를 처음 확장할 때 모방부터 시작을 하거든요. 표정이나, 또 입 모양이나 이런 제스처들을 덜 봤기 때문에 아이들 발달 영향, 특히나 언어 발달에 영향이…]

다른 아이들도 이럴까?

[김오경 원장/자연이랑 어린이집 : 분명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게 어려운 아이들의 수는 늘어난 것 같아요.]

[최은아 원장/아람 어린이집 : 자기의 표현 언어도 안되고, 수용 언어도 안되다 보니까, 부정적인 반응들, 울음, 운다든가 공격적인 행동이 나온다든가 위축된다든가.]

서울과 경기의 어린이집 원장, 교사, 학부모 등 1천4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아동 언어 발달 지연
코로나19 이후 아이들 발달 상황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원장 및 교사의 71.6%, 학부모의 61.8%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원장 및 교사의 74.9%, 학부모의 52.7%는 마스크 사용으로 인해서 언어 노출, 언어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학계나 의료계의 의견은 어떨까요.

교수와 전문의 등 12명의 아동발달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언어는 물론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끼쳐 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가 5명, 언어를 넘어 지능 발달 지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가 1명이었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한두 해로 마무리된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또 5명,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해외 연구 결과도 살펴봤습니다.

마스크 때문에 표정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사회적 상호 작용, 즉 공감 능력이나 언어 발달, 얼굴 인식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 여럿 확인됐습니다.

다만 가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시간을 충분히 보내면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 방법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반론도 있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어린이집에서는 청각장애인용 투명 마스크를 써서 입 모양을 보여주려고 해봤습니다.

[송은주 원장/꽃길어린이집 : 너무 심하게 무서워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입만 투명하게 보여가지고. 옆에 오는 것도 싫어하고 그래서, 아…안되겠다.]

결국 어린이집 교사들은 백신을 조기 접종하고, 자가검사키트 등을 활용해 마스크를 벗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백신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그때까지는 각 가정에서 가족 중심으로 아이들의 발달을 도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와 한 번 더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정선 교수/아동발달 전문가 : 표정을 보여주고, 눈을 마주치고 스킨십을 하면서…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대화를 유도하고 같이 놀이를 하고 상호 작용을 했느냐.]

[김오경 원장/자연이랑어린이집 : 미디어 노출이 많이 된 아이들의 어려움은 뭐냐면 (상호 반응이 아니라) 그냥 일방적인 언어로만 이야기를 하니까 결국 관계 형성에, 사회성에 문제가 되는 거죠.]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아이들의 발달 상황이 어떤지 정확한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서둘려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초아, 작가 :김효진·양보원·김정연,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