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 "아시아 쿼터제 재론하고 싶다"

여자 프로배구 신생 구단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인 김형실 감독이 아시아 쿼터제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김 감독은 오늘(20일) 경기도 용인 기흥구에 있는 종합연수 교육시설인 'DREAM PARK'에서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이한비, 지민경, 최가은, 최민지, 이현과 상견례를 했습니다.

김 감독은 예고대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 1순위에 뽑혔지만, 아직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유망주들을 식구로 선발했습니다.

2라운드 4순위로 뽑힌 이현을 빼고 4명은 모두 1라운드 지명 선수들입니다.

김 감독은 "대부분 1라운드에 뽑혔던 선수들이지만 고참에게 가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감독은 선수단 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선발한 헝가리 출신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를 합쳐도 현재 식구가 고작 6명뿐입니다.

김 감독은 "실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3명 정도를 더 영입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에서 뛴 자유계약선수(FA) 하혜진까지 언급했습니다.

김 감독은 하혜진에 대해 "팀에 합류했으면 하는 선수가 맞다"며 "원소속 팀 한국도로공사에 의사를 전달하고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혜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현재 미계약 상태입니다.

이밖에 9월 고교 드래프트에서 6명이 합류한다고 해도 페퍼저축은행은 15명 정도로 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기존 팀이 18명으로 한 시즌을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워낙 급하게 창단이 이뤄져 선수 수급이 여의치 않습니다.

내심 기대했던 '배구 여제' 김연경은 중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지금의 선수 면면으로는 기존 팀들과 팽팽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고민 때문인지 김 감독은 "아시아 쿼터제를 재론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이 기대했던 아시아 쿼터제는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김 감독은 "이미 이사회에서 결정된 부분이라 어렵겠지만 타 구단에 읍소도 하고 도움도 요청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우리 팀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팀의 경기력이 떨어지면 리그 전체에 영향을 준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도와달라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감독은 "물론 신생 구단이 무조건 요구하고 강요할 수는 없다. 부탁하는 입장"이라며 "다른 팀은 안된다고 해도 우리 팀만이라도, 단 1년 만이라도 임의 조항을 만들어서 아시아 쿼터제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