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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중국으로 떠나는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순리대로"

[라커룸S] 중국으로 떠나는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순리대로"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가 국내에 돌아온 지 1년 만에 다시 해외 무대로 떠납니다. 새 둥지는 4년 전 몸담았던 중국 상하이 구단입니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어제(19일) SBS에 "김연경 선수가 중국 상하이 구단과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단독] 김연경, 다시 해외로…중국 상하이 입단 계약

김연경은 지난해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해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공격 성공률 1위(45.92%), 서브 1위(세트당 0.227개 성공)를 차지했고, 디그 5위, 수비 7위에 올라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재능을 과시했습니다.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으로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리더 역할도 했습니다. 학폭 여파로 팀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의 영광은 김연경의 차지였습니다.

(사진=KOVO 제공, 연합뉴스)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이 종료된 김연경은 국내 잔류와 해외 재진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국내에서 5시즌을 뛴 김연경이 국내 잔류를 택한다면 흥국생명에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합니다. 흥국생명은 시즌을 마친 뒤 김연경에게 국내 최고 대우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팀 내에서 쌍둥이 자매와 얽힌 복잡한 관계가 해결되지 않았고, 그런 가운데 신생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김연경 영입을 원한다는 이야기에 흥국생명이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하면서 김연경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돌아갔습니다.

과거 뛰었던 터키 리그는 외국인 선수 구성이 마무리된 가운데, 김연경은 이탈리아와 중국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A 구단은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라바리니 감독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연경의 선택은 '옛 소속팀' 중국 상하이였습니다. 김연경은 지난 2017~2018시즌 상하이에서 뛰면서 팀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당시 파이널에선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우수 외국인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중국배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김연경의 중국행은 최선의 선택으로 보입니다. 먼저 V리그보다 좋은 대우를 받을 전망입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 산업이 위축되면서 과거 받았던 액수만큼은 아니지만, V리그 여자부 최고 대우 7억 원(연봉 4억 5천만 원, 인센티브 2억 5천만 원)에 못지않은 금액을 제안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상하이 구단은 3년 전 김연경과 재계약을 위해 '백지수표'를 내밀 정도로 적극적이었습니다.

국내보다 여유로운 리그 일정도 중국행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국 리그는 지난해 11월에 시작해 12월에 시즌을 마쳤습니다. 한 도시에 모여서 단축 시즌을 치렀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서른셋, 우리 나이 서른넷 김연경에게 체력 관리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됐습니다. 김연경은 지난해 컵대회와 정규리그, 포스트시즌까지 41경기에 나섰습니다. 시즌 종료 뒤 3주 정도 잠깐 휴식을 취했을 뿐 곧바로 국가대표에 합류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강행군을 치르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8월 초 종료되는 가운데 중국 리그 개막이 11월이라면 상하이 구단에 합류해 적응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확보됩니다. V리그보다 짧은 일정을 마친 뒤 다음 행보를 이어가기도 한결 수월합니다.

김연경이 해외 재진출을 결정하면서 소속팀 흥국생명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연경은 V리그에서 5시즌을 소화해 FA 자격을 얻으려면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합니다. 그런데 V리그 해외 임대 규정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중국 상하이 구단에 김연경을 '임대'로 보내면 김연경은 중국에서 뛴 한 시즌으로 FA 자격을 채우게 됩니다. 반면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원치 않는다면 '임의 탈퇴'로 묶게 되고, 그럴 경우 김연경은 다시 국내로 복귀했을 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한 차례 더 입어야 합니다.

해외 재진출 결정한 김연경. 흥국생명은 어떤 선택을 할까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김연경의 중국행 소식에 "선수의 선택을 존중합니다"라며 "V리그 규정상 구단이 계약을 원하는데 선수가 거부하고 해외로 나가면 임의 탈퇴 신분이 됩니다. 저희는 순리대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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