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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사' 테러범 '유나바머'가 된 천재 수학자…그리고 CIA의 '인간 실험' 프로젝트

'당혹사' 테러범 '유나바머'가 된 천재 수학자…그리고 CIA의 '인간 실험' 프로젝트
테러범이 된 천재, 그는 왜 유나바머가 됐을까?

19일 방송된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이하 '당혹사')에서는 40여 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을 조명했다.

40여 년 전 1978년 5월 25일 미국의 한 대학교수는 의문의 소포를 받았고, 이는 개봉하는 순간 폭발했다.

당시 이 폭탄은 매우 조잡하고 피해가 경미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1년 반 후인 1979년 11월 15일 아메리칸 항공사의 보잉 444기가 화물칸에서 발생한 엄청난 양의 연기 때문에 비상 착륙했다. 그리고 이는 수화물로 위장한 여러 개의 폭탄 때문이었는데 이 폭탄은 1년 반 전 한 대학교수에게 반송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FBI가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후 계속된 폭탄 테러는 무려 18년간 계속됐고, 폭탄 테러 피해자들은 모두 대학교나 항공사에서 일했던 사람들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 테러 사건의 테러범에게는 '유나바머'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또한 FBI는 유나바머가 육체노동을 하는 저학력 자은 블루칼라로 예측했다.

18년 간의 테러 중 부상자는 23명, 사망자는 3명. 이에 FBI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현상금인 한화로 약 11억 원을 현상금으로 걸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나바머는 자신의 논문을 공개하고 이는 1995년 9월 19일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지에 실리게 된다.

그런데 이것으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한 남성은 유나바머가 바로 본인의 친형 테드라고 양심 고백을 했던 것. 논문의 문체만을 보고 형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무고한 사람이 또 희생당할 수도 있다. 유나바머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그의 양심 고백으로 드디어 체포된 유나바머는 IQ 167의 수학천재 테드 카진스키. 그는 16살에 장학금을 받고 하버드 입학한 후 4년 만에 수학 박사 학위를 받고, 4년 뒤 UC 버클리 대학에서 최연소 교수 등극했다. 그리고 그는 테러 희생자들과 개인적 원한이 전혀 없던 것으로 드러나 의문을 남겼다. 이에 유나바머의 동생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나 꺼낸다. 그는 "형은 속았다. 그들의 목적은 형에게 굴욕감을 안기고 트라우마를 심어주려는 것이었다"라며 테드가 한 실험의 실험 대상이 된 후 변해버렸다고 부연했다.

테드는 대학 2학년 시절 하버드 심리치료 연구소의 토론회에 참여했다. 부담스러운 토론이라는 제목의 토론에서 테드는 미리 지령을 받은 이들로부터 토론 내내 의견이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일을 겪었다. 당시 17세 소년에게 가해진 가혹한 실험의 존재에 대해 테드는 전혀 알지 못했고,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그리고 그는 그때부터 첨단 기술과 현대 문명에 대한 혐오감이 폭발해 현대 문명을 피해 잠적했고 비뚤어진 적대감을 폭탄 테러를 통해 분출했던 것이다.

테드에게 비윤리적인 실험을 행한 것은 저명한 심리학자 헨리 머레이. 그는 자신의 연구를 위해 학생들을 이용했고 이 실험으로 학생들의 자아와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하버드생 22명에게 행해진 실험에서 테드도 그중 한 명이었다. 실험 후 우울증과 망상장애 진단도 받은 테드는 천재에서 테러범이 되어버렸다.

이 사건에 변영주는 이 실험의 배후로 CIA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헨리 박사가 근무하던 곳이 CIA의 전신인 OSS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몇 가지의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앨런 메모리얼 병원에서 CIA의 실험을 받은 피해자들의 등장으로 이러한 음모론에 무게를 실었다.

CIA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람을 세뇌하고 조종하는 심리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는 음모론이 아닌 팩트로 드러난다. MK 울트라 프로젝트라 불린 이 실험은 약물과 전기 자극으로 인간의 정신과 행동을 통제, 조종하려 했던 비밀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특히 이 실험 대상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청문회에서 실험 피해자로 자신이 겪은 일을 증언했던 이는 무려 4살 때부터 실험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실험당하는지도 모르고 그 어린 나이에 끊임없이 마약에 노출된 것이다.

그리고 CIA는 전기, 빛, 음향, 방사능 등 54개의 세뇌 프로젝트를 진행했음이 드러났고, 이에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2014년 공개된 보고서에는 선진 심문 프로그램을 위해 한화 약 915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오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선진 심문 프로그램은 한 마디로 고문 프로그램으로 20여 가지의 고문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는 다른 이름으로 진화한 MK 울트라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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