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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까지 '채굴족' 합류…자칫 본전도 못 건진다

회사원까지 '채굴족' 합류…자칫 본전도 못 건진다

안서현, 박찬근 기자 ash@sbs.co.kr

작성 2021.05.19 21:26 수정 2021.05.19 21: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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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가상화폐 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코인을 직접 채굴해서 돈을 벌겠다며 몇백만 원씩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코인값이 오르면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내용, 안서현 기자, 박찬근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안서현 기자>

코인 열풍을 주도하는 건 2030 세대입니다.

[김정우/대학생 : '투자를 지금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기회가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비트코인이 불안한 것보다 지금 내 삶이 더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월급 모아 봐야 집 한 채 사기 힘들고 가만히 있으면 부동산, 주식 같은 자산가격 상승에 소외되면서 상대적으로 빈곤해지는 '벼락 거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코인 투자에 나섰는데 최근에는 코인 채굴에도 몰리고 있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고성능 컴퓨터로 계산해서 풀면 발 빠르게 답을 제출한 채굴자에게 코인이 지급됩니다.

채굴자들은 고성능 그래픽카드로 일종의 컴퓨터인 '채굴기'를 조립한 뒤 하루 종일 가동시켜 놓기만 하면 됩니다.

이 직장인이 그런 경우입니다.

[직장인/가상화폐 채굴 사례자 : 이 컴퓨터의 하루는 그냥 이 상태 그대로 켜져 있고. '내가 일을 안 해도 돈이 벌리는구나'……. 전기료 이상만 나오면 계속 돌리겠죠.]

비용도 많이 들고 전기 요금도 더 나오지만, 코인 가격 급등 덕에 투자금을 제법 뽑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장인/가상화폐 채굴 사례자 : 원래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한 150만 원 정도 월에 (수익이) 났었어요. 이번 달 같은 경우는 갑자기 (가상화폐 가격이) 올라서 지금 (수익이) 한 340만 원 정도, 한 달 동안.]

최근 스마트폰에 밀려 PC 관련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 거라는 전망이 많았죠.

그런데 오히려 지난해부터 PC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수요 증가에 가상화폐 채굴 수요로 생긴 그래픽 카드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그래픽 카드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올라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족
<박찬근 기자>

돈을 내면 대신 채굴을 해준다는 한 전문 채굴업체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도 그래픽 카드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진형/채굴기 관리 대행 업체 대표 : (그래픽 카드가) 90만 원 정도 선에서 거래가 됐었는데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올라서 18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요.]

컴퓨터 부품 거래가 많은 용산 전자 상가입니다.

최근 채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래픽 카드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용산전자상가 상인 : (그래픽 카드 사러) 엄청 많이 오죠. 우리도 (물건을) 받기가 힘들어요. 사시는 게 능력이에요. 능력자만 살 수 있어요.]

이렇게 그래픽 카드 가격이 올라가면서 코인 채굴 비용은 더 높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초기 투자에 수백만 원, 매달 수십만 원의 전기료까지 드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이기광/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빨리 투자하신 분들은 어느 정도 그래도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지금부터 이런 게 수익이 나네, 하면서 들어가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사실은 좀 우려스럽고…]

무엇보다 최근 코인 가격이 예전 같지 않아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채굴에 막대한 전기가 들어간다면서 비트코인을 테슬라의 결제 수단에서 제외하겠다고 해서 코인 가격이 폭락했었는데, 이후에도 계속 유사한 논란을 거듭하면서 코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고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언제든지 코인 가격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코인이 변동성이 큰 위험한 자산이라는 건, 투자든 채굴이든 차이가 없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김태훈,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초아, 작가 : 이지율,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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