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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양귀비 기르는 섬마을 단속…"약으로 쓰려고"

몰래 양귀비 기르는 섬마을 단속…"약으로 쓰려고"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21.05.18 07:58 수정 2021.05.18 07: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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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귀비는 아편의 원료로 재배가 금지돼 있는데도 아직도 양귀비를 텃밭에서 기르는 섬마을들이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사라지지 않는지, 노동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48가구가 사는 한 섬에 해경 연안 구조정이 다다릅니다.

배에서 내린 완도 해경 소속 마약 단속반원들이 3개 조로 나뉘어 섬을 훑습니다.

한 수사관이 동료 전화를 받고 걸음이 빨라집니다.

[윤성훈 경장/완도해경 수사과 : (지금 무슨 전화받으신 거예요?) 아, 단속된 거 같다고 전화받았습니다.]

한참을 달려 마주한 민가 텃밭에 붉은 꽃이 펴 있습니다, 양귀비입니다.

[아, 여기 폈네.]

텃밭 주인을 만나봤습니다.

[주민 : 저절로 났더라고. 저절로 났어. 새가 (씨를) 물어다가 했는가 저절로 났대?]

[김희수 경사/완도해경 수사과 : 이거 약 하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이거 약 아니에요. 마약이요, 마약. 이거 마약 하시면 나중에 큰일 나요. 우리 그러면 이거 뽑아 갑니다?]

80대 이 집 주민은 아예 지지대까지 세워, 양귀비를 기르다 적발됐습니다.

[주민 : 우리가 꽃 보려고 놔뒀지. 꽃 보려고 놔뒀어. 그걸로 우리가 뭘 하겠어요.]

봄을 맞은 어촌 마을 화단에는 이렇게 봄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그런데 뒤쪽으로 가 보시면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꽃도 피어 있습니다.

마약 성분을 없애 개량해 만든 관상용 양귀비와 섞여 펴 있어서 얼핏 봐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해마다 양귀비 꽃이 피는 이맘때면 섬마을을 중심으로 특별단속이 이뤄집니다.

주민들이 관절이 아프거나 배앓이를 할 때 양귀비를 즙 내 먹거나, 술 담가 마시면서 약처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섬 두 곳을 단속한 해경은 반나절 만에 60대 이상 주민 4명으로부터 양귀비 56주를 압수했습니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검찰 예규에 따라, 소량 재배를 한 경우에는 양귀비만 압수하고 있습니다.

전체 양귀비 사범의 82%는 60대 이상 노인입니다.

원격 의료 도입과 응급 이송 체계 효율화 같은 섬마을 의료 지원 대책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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