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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언제 출고될지 몰라"…기약 없는 '사전 예약'

<앵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지면서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내일(17일)부터 생산이 일시 중단됩니다. 광명 2공장 가동을 이틀간 멈추기로 한 겁니다. 이렇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 다른 차종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텐데, 현대차그룹은 신형 전기차 사전 예약은 잔뜩 받아놨습니다. 예약한 소비자들이 기약 없이 차를 기다리는 사이 정부 보조금은 계속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EV6의 사전예약 사이트입니다.

예정보다 앞당겨 예약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목표 생산량은 1만 3천 대인데, 사전예약자만 이미 3만 명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영업사원 : 계약이 너무 많이 돼 있어서 지금 넣는 순번대로기 때문에 언제 출고된다 이런 건 말씀드릴 수 없고 그냥 예약만 해놓는 거예요.]

사전예약에 4만 명 넘게 몰린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는 첫 달 출고량이 1천 대 수준에 그쳤습니다.

애초 하루 약 4백 대씩 한 달에 최대 1만 대, 연말까지 2만 6천 대를 팔겠다고 했지만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 생산 물량으로 유럽에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내수 물량은 더 줄어듭니다.

노사 간 생산라인 인력 협의가 지연됐고, 전기차용 전동모터 생산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데다 무엇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생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사전예약자 대부분은 언제 차를 받을 수 있을지 대략적으로도 듣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영업사원 : 올해 안에는 받으시기가 조금 어려우실 것 같고요.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기능이나 옵션들을 제외하면 차를 조금 더 빨리 출고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리 수요를 파악해 좀 더 원활하게 차량을 공급하겠다는 사전예약제의 취지가 무색해진 겁니다.

게다가 차량을 제때 받고 있는 테슬라 전기차에 비해 정부 보조금 확보 경쟁에서 불리해져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곽동현/아이오닉5 사전예약 고객 : 보조금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런 불투명한 상황을 계속 기다려야 된다는 게 제일 걱정스럽고 답답한 부분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졌는데도, 재고 확보 등 생산 능력을 따져보지 않고 예약만 마구 받으면서 사전예약제를 홍보에만 이용한 거 아니냐는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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