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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다승-평균자책점 1위 삼성 원태인 "백호 형한테 인정 받아서 기분 좋아요"

[취재파일] 다승-평균자책점 1위 삼성 원태인 "백호 형한테 인정 받아서 기분 좋아요"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21.05.16 10:05 수정 2021.05.16 15: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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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다승-평균자책점 1위 삼성 원태인 "백호 형한테 인정 받아서 기분 좋아요"
5월 15일 기준 평균자책점 1.00(1위), 6승(1위), 평균 6.43이닝(1위), 삼진 47개(3위), WAR 3.14(투타 종합 1위, 스탯티즈 기준)

선발 7경기 만에 KBO리그의 온갖 화제를 집어삼키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원태인 선수의 스탯입니다. 뛰어난 성적 덕분인지 어렸을 때 TV에 출연한 영상이 다시금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고, 출중한 외모에 화려한 세리머니까지 더해지면서 원태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13일 KT 강백호 선수와의 대결이었습니다. 경기 직전까지 유일한 4할 타자였던 강백호 선수와 4차례 대결을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막아낸 원태인은 거침없는 포효를 내질렀습니다. 대결 하루 뒤인 14일 점차 리그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는 삼성 원태인 선수를 만나 강백호 선수와의 대결 이모저모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원태인 선수와 4할 타자 강백호 선수
Q. 강백호 선수와의 대결은 어땠나요?

원태인 : 지금 KBO의 최고의 타자고, 백호 형이 직전 두 경기 동안 워낙 잘 치고 있어서 맞더라도 즐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던 게 좋은 결과 있었던 거 같습니다.

Q. 당시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강민호 선수가 마운드에 방문했는데, 무슨 얘기를 나눴나요?

원태인 : (포수인) 민호 형이 올라와서 지금 볼 좋으니까, 자신 있게 던지라고 그래서 "알겠습니다. 민호 형만 믿고 던지겠습니다" 했어요. 민호 형이 한 번 올라와서 끊어주신 덕분에 생각도 좀 정리가 됐고 자신 있게 던졌던 거 같아요.

Q. 당시 대결 앞두고 전광판을 바라보기도 했는데, 어떤 생각을 했나요?

원태인 : 시합 들어가서는 평균자책점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전광판도 계속 보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했고 또 마지막 타자라고 생각해서 백호 형이랑 승부하기 전에 평균자책점을 한 번 봤는데, 1.01이더라고요. 그래서 백호 형 잡으면 잘하면 0점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던 거 같습니다.

역투하는 삼성 원태인 선수
Q. 4할 타자를 상대한다는 건 쉽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원태인 : 경기 전에 상대 라인업을 봤는데 백호 형 타율이 0.403이더라고요. KT 타선의 키는 백호 형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백호 형을 잡으면 경기가 좀 쉬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매번 찬스가 백호 형 앞으로 잡히더라고요. (웃음) 백호 형 앞에 최대한 주자를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제가 찬스를 백호 형 앞에 만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전력으로 상대해서 잡아야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 때문에 다시 (타율이) 3할로 복귀해서 뿌듯한 마음은 있는 거 같습니다.

Q. 경기 끝나고 강백호 선수에게 전화가 오거나 하진 않았나요?

원태인 : 백호 형한테 먼저 전화가 올까 봐 제가 먼저 연락했습니다. 형한테 연락해서 수고했다고 했는데, (저한테) 공 많이 좋다고, 어떻게 실투 하나 안 던지느냐고 저를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런 마인드를 가진 선수니까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했고, 백호 형한테 인정받아서 기분 좋은 하루였던 거 같습니다.

7회말 2사 주자 1,2루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는 강백호 선수
Q. 강백호 선수는 범타로 물러나면서 격하게 아쉬워했던 것 같은데…

원태인 : (백호 형이) 소리 지르는 것만 좀 들었거든요. 저는 공이 워낙 높게 떠서 끝까지 확인하느라 그런 제스처는 못 봤는데, 끝나고 나서 하이라이트 보니까 (당시에는) 백호 형이 좀 많이 화났더라고요. (웃음)

Q. 올 시즌 화끈하게 내지르는 포효가 화제입니다. 본인의 시그니처로 미는 건가요?

원태인 :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작년 후반기에 좀 안 좋았을 때 위기에서 한순간에 빅 이닝(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 게임을 한 번에 넘겨주는 그런 경기가 많았었는데, 올 시즌 들어오면서 제가 빅 이닝을 허용하지 않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해서 매 이닝 위기를 막을 때마다 스스로 만족하는 마음에서 그런 제스처가 나오는 거 같아요.

Q. 이제 평균자책점 0점대가 눈앞입니다.

원태인 : (0점대는) 저한테는 과분한 숫자인 거 같고요, 그래서 시즌 끝까지 지금 평균자책점이 유지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낮게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0점대 방어율 자체에 크게 의미 있는 건 아닌 거 같고요. 제가 등판하는 경기에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그게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엄청난 성적으로 팀 선배였던 배영수 선수의 활약을 소환시킨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원태인 : 저한테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칭호고요. 이번 시즌 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그런 소리가 벌써 나온다는 건 그만큼 좋은 성적을 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소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Q. 본인은 배영수 선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나요?

원태인 : 배영수 선배님은 (주무기가) 슬라이더고, 저는 체인지업이라서 그런 부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배영수 선배님은 마운드에서 정말 싸움닭 같은 그런 기질을 가졌고 저도 거기에 따라가려고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부분은 좀 비슷한 거 같습니다.

7회말 2사 주자 1, 2루에서 KT 강백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손을 맞잡고 있는 삼성 투수 원태인과 포수 강민호
Q. 요즘 야구가 정말 재밌을 거 같습니다.

원태인 : 짜릿함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저의 직업, 직장에 대한 행복감이 좀 많은 거 같아요.

Q. 올림픽이 점점 다가오면서 승선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원태인 : 국가대표는 모든 스포츠 선수의 꿈이자 목표인 거 같고요. 야구하면서 국가대표를 해보고 싶은 게 저만의 꿈이었고 그런 목표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거 같은데, 아직 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또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꾸준한 모습 보여서 꼭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Q.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가을 야구에 대한 목표도 있을 거 같습니다.

원태인 : 저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고요. 지금 팀이 제일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까 지금 위치 계속 유지해서 시즌 끝날 때 정규시즌 우승을 하면서 끝내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또, 팀이 지금 1위에 있으면서 제가 선발투수로서 나가다 보니까 또 다른 책임감이 주어지는 거 같습니다. 그에 맞는 투구를 하고 싶어서 집중력이 더 높아지고 더 좋은 투구를 하는 거 같아서 끝까지 지금 성적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Q. 실제 가을 야구에 나가면 어떨 거 같나요?

원태인 : 정말 소름 끼칠 거 같고요. 제 친한 친구인 LG (정)우영이가 먼저 가을 야구를 경험해봐서 제가 어떠냐고 한 번 물어봤었거든요. 근데 정말 정규시즌과 다른 그런 무언가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영이가) 그런 걸 먼저 느껴봐서 많이 부러웠는데 올 시즌에는 같이 한 번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원태인 선수는 기자들 사이에서 인터뷰를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힙니다. 바로 전날 시즌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해 지쳤을 법도 한데,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그것도 유려하게 답하는 모습에서 여느 프로 3년차에게 쉽게 느낄 수 없는 '프로의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본인의 말처럼 평균자책점 1.00이라는 꿈의 숫자를 시즌 내내 유지하기는 힘들겠지만, 원태인 선수가 지금처럼 꾸준하고 사려 깊은 모습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칭호를 굳건히 지킬 수 있길 응원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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