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잊지 못할 '결혼 선물'을 받은 호주 부부 이야기에 전 세계 누리꾼들이 훈훈해 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5일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의 농부 커플 제사 씨와 벤 씨는 최근 결혼식을 앞두고 독특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농장에서 키우는 암소 '드라마'가 새끼를 가졌는데, 출산 예정일을 3~4일 넘겼는데도 출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만삭의 드라마를 홀로 농장에 남겨둘 수 없었던 제사 씨는 결국 결혼식장에 소를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사 씨는 하객으로 참석한 농부 친구들에게 드라마를 눈여겨봐 달라고 당부한 뒤, 웨딩드레스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식장에 등장해 가족들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남편과 결혼 서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던 결혼식은 고통스러워하는 소 울음소리와 함께 일시 중단됐습니다. 우려대로 암소 드라마가 식장에서 진통을 시작했던 겁니다.
결혼식 피로연을 앞둔 상황에서, 제사 씨는 웨딩드레스를 그대로 입은 채 소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하객들의 도움에도 새끼를 낳지 못하고 울기만 하던 드라마는 제사 씨가 도착한 뒤에야 분만에 성공했고, 제사 씨는 흙바닥에 주저앉아 손수 송아지를 받았습니다.
제사 씨가 흙투성이가 된 드레스를 입고 피로연에 참석하자, 하객들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도시에서 온 하객들은 모두 화들짝 놀라 "드레스가 엉망이 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라고 물었지만, 농장을 운영하는 다른 하객들은 "제사라면 그 무엇보다 소를 아낄 줄 알았다"며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제사 씨는 "무릎 아래로 전부 진흙에 잠겨버렸지만, 그건 그저 드레스일 뿐이다. 농부인 나에게 소들은 자식과 같다"면서 "송아지 이름은 '운명'을 뜻하는 '데스티니'라고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남편 벤 씨 또한 "우리의 결혼식 날 벌어진 그 어떤 일도 후회스럽지 않다. 새로운 가족과 함께 부부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며 행복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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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essa Laws' 페이스북,'BBC News'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