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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헌금 4억 '야금야금'…교회는 '쉬쉬'

<앵커>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 교회에서 일하던 직원이 10여 년에 걸쳐 헌금 수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 사실을 알고도 직원이 횡령한 돈의 일부만 돌려받고 사건을 덮었습니다.

어찌 된 일이지, 최선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등록 신도가 4만 명에 이르는 경기 성남시의 지구촌교회입니다.

재정 담당 직원이던 A 씨는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넘게 헌금을 빼돌렸습니다.

교회가 확인한 금액만 4억 원 정도였습니다.

이 사실은 5년이 지난 뒤에야 신도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담임목사 등 교회 관계자들이 자체 조사한 뒤 사건을 덮었기 때문입니다.

횡령액 중 3억 5천만 원만 돌려받고 A 씨를 면직 처리했습니다.

성남 지구촌 교회 횡령 관련 공지문

[교회 신도 : 너무나 황당했어요. 그만큼 크게 교회에서 도둑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 갔고….]

게다가 교회는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환수된 3억 5천만 원을 십일조나 헌금으로 들어온 것처럼 꾸몄습니다.

신도들은 명백한 횡령사건인데 교회 내부 규정에 따라 감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따지고 있는데, 환수금 가운데 2억 6천만 원의 행방이 수상하다고 주장합니다.

성남 지구촌 교회 횡령 지정구제헌금내역

2억 6천만 원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지정구제헌금'으로 회계 처리했는데 자금 유용까지 의심된다는 겁니다.

[교회 신도 : (환수금을) 일반 회계 편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정구제헌금으로 한 것은 임의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교회 측은 대외적인 신뢰 하락 등을 우려해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교회 담당 목사 : 이런 것이 드러났을 때 그분(일부 신도)들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오히려 불편을 줄 수 있다는 거예요.]

교회 측은 환수금 사용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신도들은 진실을 밝혀달라며 A 씨와 당시 재정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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