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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숙박 시설이라던 엘시티, 불법 실거주 '수두룩'

<앵커>

최근 특혜 분양 의혹이 일었던 부산 해운대 엘시티가 이번에는 '불법 사용'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엘시티 건물 세 동 가운데 하나는 호텔과 레지던스라고 불리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지어졌는데요. 투숙객을 받아야 할 숙박 시설을 아파트처럼 주거 용도로 불법 사용하면서, 부가세 환급에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송성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101층짜리 엘시티 레지던스동 로비가 소란스럽습니다.

[입주민 : 왜 여기서 장사를 해요? 올라가서 하지.]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과 숙박 손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겁니다.

엘시티 레지던스동은 19층까지는 5성급 호텔이고, 그 위로는 생활형 숙박시설 560여 세대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러나 숙박업을 하는 곳은 180여 세대에 불과하고, 나머지 380여 세대는 주거용이나 전·월세 아파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축법상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어긴 겁니다.

투숙객보다 거주민 숫자가 더 많다 보니 각종 편의시설도 거주민 차지가 됐습니다.

투숙객은 로비 대신 지하 4층 주차장 승강기 옆 접수대를 이용해야 하고, 입주민 통로로 다닐 수도 없습니다.

사우나와 헬스장도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엘시티 숙박사업자 : 정당하게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죄인처럼 눈치를 받아야 해요. 레지던스에 오면 거주하는 세대들이 손짓을 하고 욕을 하고….]

문제는 아파트처럼 사용하면서도 온갖 혜택을 받는다는 겁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분양금의 7%를 건물분 부가세로 환급받았는데, 300여 세대가 돌려받은 돈만 400억 원이 넘습니다.

[엘시티 숙박사업자 : 제일 작은 평은 1억부터 제일 큰 평수는 거의 2~3억까지 10년간 임대사업을 한다는 조건으로 건물분 부가세를 환급해줘요.]

현재 엘시티 레지던스는 매매하면 분양가만큼 차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세와 종부세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전매 제한도 없습니다.

이런데도 세무 당국과 지자체는 실태 조사나 환수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 : 단속 자체는 국토부에서 유예를 시켰기 때문에 못한 거죠.]

정상적인 숙박업을 하고 있는 분양자들은 불법을 바로 잡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함께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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