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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돌' 잘못 치웠다 분쟁 날 뻔…벨기에 농부의 아찔한 실수

[Pick] '돌' 잘못 치웠다 분쟁 날 뻔…벨기에 농부의 아찔한 실수
벨기에 한 시골 마을 농부가 뜻하지 않게 '국제 분쟁'에 휘말릴 뻔한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5일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벨기에의 국경 지역 에흑끌린느에 거주하는 이 농부는 트랙터를 몰다가 걸리적거리는 돌덩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농부는 자신의 농지 경계에 세워져 있는 비석 모양의 돌덩이를 뽑아서 농지 바깥 방향으로 약 2.3m가량 옮겼습니다. 인적이 굉장히 드문 곳이었을 뿐더러, 정체 모를 돌덩이를 고작 두 발짝 정도 치워둔다고 해서 큰일이 날 리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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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주 뒤, 농지 반대편에서 산책하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돌덩이를 발견했습니다. 무언가 의아한 듯 한참이나 돌덩이를 관찰하던 이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누군가가 프랑스와 벨기에 사이의 국경선을 바꿔버렸어!"

눈썰미 좋은 이들은 벨기에와 맞닿아 있는 프랑스 모뵈쥬의 주민들이었습니다. 돌덩이가 원래 놓여있던 곳이 벨기에 농부가 소유한 농지의 경계선이었을 뿐 아니라 벨기에와 프랑스를 가르는 '국경선'이었고, 농부가 무심코 옮겨버린 돌덩이는 국경선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던 겁니다.

이 표식은 1820년 프랑스와 벨기에가 코르트레이크 조약을 통해 현재 국경선을 확정한 이래로 200여 년 동안 같은 자리에 머물러왔습니다. 하지만 농부가 이 표식을 프랑스 쪽으로 2.3m 옮기는 바람에, 벨기에의 영토가 미세하게 넓어지고 프랑스의 영토가 그만큼 좁아진 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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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벨기에는 뜻하지 않게 코르트레이크 조약을 어긴 입장이 됐지만, 자초지종을 파악한 양측 지역 대표가 원활하게 해결하기로 합의하면서 문제는 더 커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벨기에 에흑끌린느의 데이비드 라보 시장은 "벨기에 영토를 늘리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 전혀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프랑스 모뵈쥬의 시장을 만나 함께 한바탕 웃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뵈쥬의 오렐리 웰로넥 시장 역시 "우리 두 나라의 관계는 매우 좋다. 표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보 시장은 농부에게 표식을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놓으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David Lavaux', 'Jean-Pierre Chopin'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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