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집 공고가 게재되고 소장을 뽑는 데까지 무려 반년이 걸렸습니다. 국방과학의 성지를 이끌 대표 과학자를 고르는 일인데 낙하산 논란이 뜨거웠고, 청와대가 최종 후보 두어 명을 놓고 지리하게 시간을 끄는 바람에 각 후보들에게 숨기고픈 곡절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뒤따랐습니다. 그래서 박 소장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 박 소장은 국방부 산하 기관장 중 가장 부자입니다. ADD 소장은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입니다. 박종승 소장도 재산 관련 자료들을 정부에 제출했겠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 달쯤 뒤 관보에 실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박 소장의 부동산은 대충 이렇습니다. 아파트 2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건물, 제주도의 땅입니다. 아파트는 서울과 대전에 각각 1채입니다. 삼성동 건물은 부인이 지분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땅도 부인 등의 명의입니다. 부동산 폭등과 투기 근절 정국의 고위공직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다주택에, 강남 건물 보유자입니다. 최근 매각한 주식들도 들여다봐야 하는데 ADD는 청와대 검증을 통과해 하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 소장의 아파트 2채와 제주도 땅
제주도의 땅은 건강 안 좋은 장인장모 요양 목적의 전원주택지로 2004년 부인 등이 구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인장모가 돌아가셔서 이주 필요성이 사라졌고 현재는 방치된 상태라고 ADD는 밝혔습니다.
얼마에 샀고 현재 가격은 어떤지 파악하기 위해 서울 아파트와 제주도 땅의 주소를 물었지만 ADD는 6월 관보 공개 때까지 기다리라고 답변했습니다. ADD 설명으로는 방치하고 있다는 제주도 땅의 공시지가가 2천만 원에 불과하다는데 몇 년 동안 땅값이 폭등한 제주도에 그런 땅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입니다.
강남 삼성동 건물의 공시지가는 37억 원
이 건물의 정보에 대한 기자 질의에 ADD 관계자는 "공시지가가 20억~30억"이라고 말했습니다. ADD가 머잖아 바로잡았는데 공시지가는 상속 당시 11.6억 원, 현재 37.2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십수 년 만에 3배 이상 뛰었습니다. 건물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이 5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공시지가 37억 원 상당의 삼성동 건물의 실거래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합니다.
ADD는 역시 삼성동 건물의 주소지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주소지를 알면 누구나 등기부등본을 떼어 볼 수 있고, 소유권 이전과 담보 등의 정보를 통해 투기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ADD는 "청와대 검증을 통과했다"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인가
첫 공고를 한 지 장장 6개월 만에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거쳐 박종승 소장이 임명됐습니다. 참 어렵게 뽑았으니 어련히 번듯한 인물이겠거니 했는데 화려한 부동산 이력이 떡 버티고 있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일까요? 청와대가 어떻게 검증했는지 살펴보려면 그의 부동산의 상세 내역을 알아야 하는데 ADD는 6월 관보만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