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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성스레 답하면 뽑힌다더니…"미쳤어"도 당첨

<앵커>

중소벤처기업부가 얼마 전 상품을 내걸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정성스럽게 답변할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고 홍보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는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아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쓴 사람들에게도 경품이 지급됐습니다.

이호건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초 진행한 '최애 정책 대국민 인기투표'라는 응모 이벤트입니다.

중기부 정책 홍보 영상 12가지를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 뒤, 그 이유와 개선점, 응원 글을 작성하면 500명을 뽑아 스마트워치 같은 경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자세하고 정성스럽게 쓸수록 1등 당첨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합니다.

종소벤처기업부 최애정책 공모전 시민참여 유도

[잠깐! 정성스럽고 상세하게 답변할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는 꿀팁도 잊지 마세요!]

1만 명 넘게 참여해 500명이 경품을 타갔습니다.

그런데 당첨자의 응모 글을 보니 자세하게 썼는데도 떨어진 경우가 있는 반면, 선택 이유와 개선점 중 한 가지만 쓰거나, 성의 없이 한 줄만 썼는데 당첨된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심지어 "미쳤어", 개념 없는" 등의 거친 표현을 쓴 응모글이 뽑히기도 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이벤트 당첨자의 응모글

[서 모 씨/이벤트 응모 탈락 : 되게 열심히 썼어요. 연락도 따로 받은 게 없어서 떨어졌구나 그냥 그러고 있었는데 대충 써낸 사람도 다 됐다고 하니까 좀 어이없죠.]

이유가 있었습니다.

상세하게 정성 들여 쓰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지만, 사실은 로또처럼 무작위 뽑기 식으로 당첨자를 선정한 겁니다.

[행사 대행업체 관계자 : 무작위 추첨을 돌렸죠. 프로그램상에 저희가 입력했던 성함이랑 연락처가 돌아가서 무작위로 나오는 거죠.]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국회 산자위) :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목하에 국민을 기만하고 또 세금을 낭비한 사업입니다. 반드시 개선돼야 됩니다.]

중기부는 기계적으로 추첨한 것은 맞지만, 상위 등수에 뽑히려면 일정 글자 수 이상 써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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