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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영상 보내 "속지 말라"…부랴부랴 보수

<앵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군대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소식 저희가 최근 여러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휴가를 다녀와서 격리된 병사에게, 제대로 된 반찬도 없는 이런 부실한 도시락이 지급됐었고, 또 강추위가 몰아쳤던 올겨울에 물도 난방도 끊긴 건물에 군인들을 격리시켰던 공군부대도 있었습니다. 또 곰팡이와 벌레가 가득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을 격리장소로 썼던 육군부대의 모습, 저희가 어제(27일) 보여드렸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는 만큼 물론 코로나를 막으려면 어느 정도 통제는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군인들의 기본적인 인권까지 빼앗을 권리는 없습니다. 병사들의 불만과 함께 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국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찾기로 했습니다.

오늘 첫 소식,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곰팡이로 도배된 벽과 천장, 폐건물과 다름없는 이곳은 휴가에서 복귀한 병사들이 격리돼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해당 부대는 격리 공간 모습이라며 이런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깨끗한 화장실이 갖춰진 일반 생활관과 다름없습니다.

부대 측은 격리 병사들이 이렇게 멀쩡한 곳에서 지내고 있으니 악의적 제보에 속지 말라고 조언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제보한 병사는 영상 속 공간을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취재 사실을 눈치챈 장교들이 격리시설을 찾아와 황급히 보수에 나서며 애로사항까지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격리 병사 (제보자) : 불편한 거 있으면 지금 바로 얘기를 하라고… 가시고 나서 바로 다 고치고 놔주시고. 계속 말씀드려도 안 바뀌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간부분들 3명이서 세면장을 닦고 계시더라고요.]

육군은 보도가 나간 뒤 180도 입장을 바꿨습니다.

병사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격리시설과 급식 실태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 너희가 휴가를 갔다 왔으니까 이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는 투정으로 받아들이니까… 군이 어쨌든 1년 이상 코로나 대응을 해오면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그동안 SBS에 제보한 병사들은 국가적 방역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웬만하면 참고 버티려 했다고 말합니다.

[공군 격리 병사 : 식사라든지 생수라든지 별도로 보급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증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병사들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 있던 양동이에 (용변을….)]

그러나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고, 안에서 목소리를 높여봤지만 바뀌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정성훈, VJ : 김종갑, CG : 이준호) 

▶ [단독] '곰팡이 격리시설' 감찰 착수…"기본권 침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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